“가치 소비, 맞춤시대 도래한다”

대중화에 지친 소비자 “나만의 것” 추구 맞춤복시장 젊은층 유입 ‘활성화’ 조짐

2014-05-24     이영희 기자

맞춤시대가 도래한다. 이에 따른 고급의류마켓 판도변화에 전문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의 과포화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다.
남성복 맞춤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으며 젊은 층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여성복도 직수입 해외브랜드를 선호하던 루비족들의 맞춤복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고급시장의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사진 최근 젊은 남성들이 획일화된 수트의 대중성을 탈피하고 자신만의 표현을 위해 ‘가치소비’로 회귀하고 있다. <사진은 디자이너 장광효의 2013 F/W 컬렉션 중>>

한국에서 맞춤양복세계대회와 총회를 준비중인 한국맞춤양복협회(회장 박인호)는 “최근 고급테일러샵에 젊은 디자이너들이 영입되면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사업장 분위기가 밝게 환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에는 “해외에서 패션을 전공한 유학파나 대졸 전공자들의 지원이 늘어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알렸다. 최근 테일러샵에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친 고급인력이나 대를 이은 2세들의 경영참여가 급진전되고 있다.

작은 규모의 테일러샵을 직접 열어 젊은 맞춤고객을 흡수하기도 한다. 관계자는 “젊은 남성고객들이 해외잡지에 실린 수트나 자켓등 화보를 가져와 디자인을 제시하기도 한다”며 직수입한 제품보다 체형에 맞춰 품질대비 적정 가격에 자신만의 수트를 원하는 소비층이 생성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신원의 ‘반하트 디 알바자’는 비스포크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컬렉션 출품작은 맞춤주문이 진행되기도 하며 롯데본점에서는 중국, 일본 고객들의 방문이 잦아 중국인 판매사원을 채용했다. 정두영CD는 “개인소득이 2만불이 넘어가면 기성복에서 맞춤 비스포크로 남성 마켓의 축이 이동하며 계속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시장을 전망했다.

여성복 ‘포라리’로 한국은 물론 중국 유명백화점에서 입점해 시장확장을 하고 있는 이병렬 대표는 최근 중국마켓을 겨냥해 맞춤정장 브랜드 ‘플라니(plani)’를 런칭하고 패션쇼를 열었다. 국내 맞춤의 인프라를 활용해 중국 중산층 남성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수트를 입힌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 활동할 매니저를 초대해 한국식 교양과 판매교육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귀국, 한남동에 의상실을 연 양해일 디자이너는 지난달 패션쇼에 선보였던 의상들이 거의 고객에게 팔렸다. 양해일 디자이너는 정통 오트쿠튀르를 고집하며 완성도 있는 정장과 안정된 패턴의 고급 의상을 선보였는데 고객의 호응이 높았다.
양해일 디자이너는 샵을 운영하되 유통을 확대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등 아시아로 고급 오트쿠튀르 의상을 소개할 방침이다.

청담동에서 이림스타일을 운영하고 있는 이림디자이너는 “값싼 패스트패션이 한동안은 확대되겠지만 그 만큼 고객들은 이제 ‘가치’를 그리워 하며 회귀하고자 할 것이며 그 첫 번째로 맞춤이나 희소성있는 의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