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제주도 섬유패션 CEO 포럼 무엇을 남겼나
저성장 시대…동반 상생으로 창조경제 이끌자
‘저성장 시대에 대한 우려와 경제활력 저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은 기업의 변화’ 올해로 11회를 맞는 제주도 섬유패션 CEO 포럼을 관통한 주제는 이 3가지로 요약된다. 지난 12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새시대의 기업경영’을 주제로 강연한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의 저성장은 이미 2000년부터 시작됐다”며 “세계적으로는 저금리 시대가 정착됨에 따라 한국도 예전의 고성장은 무리며 점차적인 성장률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저성장 시대를 맞아 경제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개발해 지나친 수출 의존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수출의존도가 85%에 이르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47%에 지나지 않아 내수가 강하다”며 “내수 부문에서는 특히 서비스와 관광산업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세계화, 생산성 혁신과 아울러 창조경제를 통한 대표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영국의 창조산업은 약 360억 파운드 규모에 120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며 “디자인 패션은 창조산업과 직결되므로 창의성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우리나라 창조경제 산업의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기활성화 추진, 협력 생태계 조성, 창조경제 구현, 글로벌 시장 개척을 중점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섭 산업정책실장은 “공정거래 질서 확립, 손톱 밑 가시 제거 등을 통해 전통산업을 고도화시키고 FTA 효과 극대화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창조경제와 관련 전순옥 국회의원은 “스트림간 융합을 통해 동반 상생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경제 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 단계 뛰어넘기 위해 섬유패션산업이 창조경제를 이끌어야 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스트림간 융합, 동반성장으로 미래여는 섬유패션산업’을 주제로 12일부터 사흘간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섬유패션 CEO포럼에는 섬유패션업계 CEO 3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환경, 원료, 에너지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혁신전략(일본 도레이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 산업정책방향(산업부 이관섭 실장), 새시대의 기업경영전략(대한상공회의소 손경식 회장), 마에스트로의 리더쉽(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 서희태 지휘자), 창의로 벽을 허물다(이상봉 디자이너) 등의 주제로 진행됐다.
“미래 기업은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닮는다”
불확실성이 더해가는 최근 산업경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기업을 이끌어가는 CEO의 역할은 무엇일까? 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지휘자는 “미래 기업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은 조직을 닮아갈 것”이라는 경영학의 세계적 대가인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연주자를 선택하며 이들을 책임지는 자리다. 연주봉에 따른 정확한 움직임으로 수백명, 때로는 1000여 명에 이르는 연주자들을 움직여야 하고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는 면에서 기업의 CEO와 같은 위치에 있다.
‘실수 없는 오케스트라는 없다’는 그는 지독한 근시라는 핸디캡을 최고의 지휘로 승화시킨 토스카니니의 예를 들어 리더는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스카니니는 악보를 볼 수 없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주회당 2만~6만개에 이르는 음표를 모두 외우는 노력으로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거머쥐어 19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명확한 지시는 앙상블을 방해하므로 가장 필요한 건 서로를 듣는 앙상블’이라는 카라얀의 말을 인용, “CEO는 직원이 자기 자리에서 일하다 필요할 때 바라보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직원이 항상 CEO의 지시만 기다리고 바라는 조직은 능률과 활력이 떨어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현대음악의 거장인 레너드 번스타인으로부터는 칭찬을 통해 직원의 동기를 끌어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칭찬은 즉시, 공개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칭찬을 통해 연주자와 완벽한 소통을 이룸으로써 번스타인은 아무런 지휘 동작 없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