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 伊섬유기업 무차별 사냥
프라토 지역 후가공 섬유업체 과반수 중국 품으로
섬유강국 이탈리아가 중국자본 공세에 눌려 그 아성을 위협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최근 세계최고 후가공 기술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섬유업체들이 물밀듯 밀려오는 중국자본에 대거 팔려 나가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이탈리아 섬유기술 유출 또한 빠르게 확산되는 등 앞으로 섬유강국 명성에 흠집내기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이탈리아의 고부가가치 창출 섬유기업 인수몰이에 들어갔다. 섬유대국 중국이 고부가가치 후가공 기술을 보유한 이탈리아 섬유업체 인수를 통해 기술 강국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삼자는 전략과 맞물려 나간다. 지금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는 중국자본의 이탈리아 섬유기업 인수에 도화선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패션의 중심지 밀라노를 축으로 화섬산지 프라토, 모직물 산지 비엘라, 실크산지 꼬모가 클러스트 형태로 발전해 왔다. 특히 이탈리아 섬유업체들의 후가공 기술은 난공불락의 독보적인 기술을 자랑한다. 현재 중국자본이 집중 투하되는 곳은 화섬산지 프라토 지역으로 알려졌다.
2005년 당시 프라토 지역은 중국인들의 비중이 지역 전체 인구의 12%에 이를 정도로 차이나 영향력 하에 있었다. 중국본토 자본이 이들을 앞세워 경영난에 몰린 프라토 지역 섬유업체 인수에 불을 댕긴 것이다. 현재 프라토 지역 섬유업체 가운데 중국자본에 경영권을 내준 업체는 이미 과반수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인 근로자 수는 1만 명에 이른다.
이탈리아 섬유업계가 중국자본의 무차별적인 이탈리아 섬유기업 사냥에 따라 당혹해 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독보적인 후가공 기술 유출에 따른 경쟁력 저하가 그것이다. 특히 원천기술 유출에 따라 앞으로 응용 기술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할 경우 이탈리아 섬유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 섬유업계 역시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국내 후가공 산업이 아직도 제대로 뿌리를 내린지 못한 채 이탈리아 기술로 무장한 중국산과 수출시장에서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화섬 후가공 분야는 대구 산지를 크게 위협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앞으로 화섬 후가공 시장을 놓고 한국 이탈리아 일본 3파전 체제에서 중국이 참여함에 따라 이 시장 주도권 쟁탈전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