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여성복업계 “대안은 없나?”
마켓 재편 “소비자 니즈 간파” 촉각
몇 시즌 째 지속적인 부진을 겪어왔던 여성복 업계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경기 악화와 소비 침체가 지속되면서 효율 작업에 돌입한 패션 대기업들도 브랜드 중단 또는 효율화 대상 1순위로 여성복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 시즌 중 매각 및 중단 사례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백화점이 몇 시즌 째 패션부문의 심각한 마이너스 신장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유통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들 위주로 무성했던 소문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시즌 중 중단 사례가 속출하며 MD대안이 없던 점포들이 급하게 행사장으로 대체하기 급급했던 상황 연출이 또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
최근 매각 또는 브랜드 중단을 결정한 여성복으로는 전통 커리어 여성복 ‘캐리스노트’가 지난 17일 패션그룹형지에 브랜드를 매각했으며, 제일모직의 시니어 여성복 ‘데레쿠니’가 F/W부터 전개를 중단한다.
시선그룹의 중가 밸류 캐릭터 ‘칼리아 쏠레지아’가 효율 운영을 위해 조닝이 중복되는 ‘에스쏠레지아’와 통합 운영된다고 밝혔으나 사실상 브랜드 중단에 가깝다. ‘아니베에프’는 법원에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페이지플린’은 지난 13일 돌아온 어음 30억 원가량을 막지 못해 안타깝게 부도 처리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복 업계가 1분기에 이어진 극심한 부진이 2분기에도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해 회사 운영과 F/W를 위한 대규모 소요 자금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중단 또는 매각을 결정하는 브랜드가 속출하고 있다”며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을 뿐 업계 브랜드 중단설이 떠도는 여성복이 3~4곳에 달해 매각이나 중단이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근 2분기 내수 의류업체들의 실적은 1분기보다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소비 회복 강도나 속도도 지지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분간 회복 시점이나 가능성에 대해 실적 개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올 S/S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면서까지 진행한 브랜드 리뉴얼이나 영 라인 런칭,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매출 반등 기회를 노린 브랜드들의 효과는 미비했다.
이렇게 갈길 잃은 여성복 시장에 대해 한 여성패션 전문 기업 임원은 “현재 어떠한 대안이나 전략도 떠오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올 상반기 집계 결과 3대 홈쇼핑 매출 1위 품목은 모두 의류 브랜드가 차지했을 정도로 홈쇼핑에서 패션 부문 판매에 대한 호조는 눈에 띄는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을 더 이상 경기 탓 만으로 돌릴 수 없게 됐다. 해답은 소비자에게서 찾아야 한다”며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조닝에 국한된 충성 고객은 사라지고 있으며, 새롭게 재편되는 마켓을 재조명하고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니즈와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찾아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