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희 대표의 매그제이 뒷담화 - “패션, 가치를 디자인하다”

2014-06-21     김효선

유통마진 최소화 고품질 여성의류 승부

긍정적 에너지와 심플한 사고로 무장한 워킹우먼

온라인쇼핑몰은 유독 워킹우먼들이 많다. 매그제이 주석희 대표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쇼핑몰을 시작한 케이스다. 그녀와 이야기하다 보면 워킹우먼의 성공에는 뛰어난 사업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배워야 할 인생의 태도가 따로 있음을 알게 됐다. 차분하고 진중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를 만났다.

주석희 대표는 지난 1996년 명동점을 시작으로 여성복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여자 혼자 의류사업을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담아 수도권 9개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모습이 퍽 인상 깊었다. 평균 월매출 7~8000만원. 과한 욕심보다는 안정화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했다.

매그제이는 유통마진을 최소화한 고퀄리티 여성의류다. 소비자가 기꺼이 값을 지불하는 가치 있는 옷을 만들겠다는 게 주 대표의 사업철학이다. 5명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구상부터 기획까지 매그제이 브랜드를 책임지고 있다.

“디자인 단계부터 소재선택, 생산관리까지 신경쓰다보니 단가가 높은 편이예요. 하지만 동일한 퀄리티의 상품과 비교하면 20~30% 정도 저렴한 가격대죠.” 오피스룩 컨셉의 매그제이는 시대를 앞서가는 젊은 감각과 사고를 지닌 2030 직장 여성들이 주 타깃이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으면서 가격대비 퀄리티를 중시하고 가치 있는 소비와 경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여성들이 곧 우리의 고객인 셈이죠.”

매장은 주요 쇼핑지보다는 회사밀집 지역에 다수 포진됐다. 직장여성들이 주말과 휴일보다는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짬짬이 쇼핑을 즐긴다는 점과 가급적 중복 브랜드와는 겹치지 않는 상권에 들어서는 게 마케팅 전략이다.

주 대표는 요즘 패션시장에 대해 “SPA브랜드 포화현상으로 인해 싸고 좋은 옷은 넘쳐흘러요. 그로인해 개개인의 개성은 부족한 것 같아요. 패션은 자신을 남과 얼마나 다르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해요. 세월이 지나도 품질과 디자인이 더욱 가치 있는 옷이야 말로 가장 좋은 옷이죠.”

주 대표는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워킹우먼이다. 그녀가 여성 사업가로 성공한데는 묵묵히 그녀의 뒤를 지켜주는 남편이 있었다. “주말도 반납한 채 매일같이 퇴근이 늦어도 싫은 소리 한 번을 하지 않아요. 미안하고 고맙죠.(웃음) 일과 집안일은 확실히 차이를 두는 편이라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단순하게 살려고 해요.”

그녀가 힘주어 말하는 ‘단순하게’란 대목에서 내면에서 풍겨 나오는 여유가 느껴졌다. 지극히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기도 했다. 과거 남자들과의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가정과 회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슈퍼우먼이 아마 지금의 워킹우먼일지 모르겠다. ‘성공보다는 조화로운 인생’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모던한 여자라면 ‘단순하게’ 라는 단어가 성공으로 이끄는 주문이 될 것 같다. 매일을 단순하게 만족스럽게 살아간다면 누구보다 충실하고 보람찬 인생을 살게 될 테니 말이다.

매그제이의 높아진 브랜드 파워만큼이나 해외시장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주 대표는 일단 시장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일본시장의 경우 오픈마켓 ‘라쿤텐’에서 매그제이 이미지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해외사업은 온라인보다 로드샵으로 방향이 기운 상태다. 현재 중국 북경의 신세계백화점과 조율 중이며 내년 상반기 내 1~2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성공궤도에 오른 주석희 대표의 열정과 에너지가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