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류벤더 특화생산 나서라”

특정 브랜드 대상 나눠먹기식 겹치기 생산·공급 ‘경종’

2014-07-01     전상열 기자

“C2, C3에 매달리기보다 한 브랜드에 특화하는 생산으로 전환하라.” 무한성장을 질주하는 국내 의류벤더들에 현재와 같은 영업과 생산에 경종을 울리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내로라하는 의류벤더 대부분이 타겟·갭 등 브랜드들에 겹치기 공급·생산하는 체제가 본격 도마에 오른 것이다.

특정 브랜드를 상대로 나눠먹기식으로 생산물량을 따내는 비즈니스가 앞으로 성장은커녕 오히려 기업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는 각 브랜드가 물량을 앞세워 오퍼가격을 쥐어짜는 것과 한국 의류벤더들 또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안으로 떠올랐다. 이는 다국적 섬유기업 산하 한국지사 사장위치에 있는 某 인사가 한국 의류벤더 발전을 위한 충고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그는 대만의 한 봉제공장을 예로 들었다. 이 공장은 연간 3억 달러 규모로 골프의류를 생산한다. 거래처는 세계 1·2위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뿐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시장에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뛰어난 봉제품질을 자랑한다. 그리고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최고가 골프의류 생산에 이 공장 외에는 물량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봉제라인 특화를 통한 브랜드의 품위를 높여나가는 전략과 맞물려 나간 것이다. 이는 쌍방모두에 큰 이익을 안겨주는 대표적인 윈윈전략으로 꼽았다. 이 봉제공장은 C10을 자랑한다. 그는 또 지금 한국 의류벤더가 지향하는 박리다매를 앞세운 겹치기 생산·공급 체제는 나이스다잉, 파운틴 셋, 캄힝 등 홍콩의 니트벤더 빅5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붕괴시키는 괴력을 발휘할 수가 있다했다.

홍콩의 니트벤더 빅5가 연간 핸드링 물량은 한국 니트벤더 총 물량의 최소 4배 이상에 달한다. 이들이 한국 니트벤더 고사 차원에서 물량싸움에 나설 경우 당할 재간이 없다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 니트벤더가 박리다매 외줄타기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경고였다.

그는 한국 의류벤더 역시 특화의 길을 걸어야 무한성장 대열에 오른다는 뜻을 밝혔다. 특정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겹치기 공급체제는 채산성만 깎아내는 빌미가 된다. 이는 현재 한국 의류벤더 모두가 당하는 현실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렇지만 아직 살길은 열려있다고 했다. 1· 2개 브랜드와 전략적 제휴와 함께 브랜드 특성에 맞는 봉제기술 개발을 예로 들었다. 특화된 봉제기술은 세계최고 품질의 기반이 되는 동시에 브랜드에는 명품이라는 칭호가 뒤따르게 한다. 선택의 공은 이미 한국 의류벤더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