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 하반기 여성복 MD 방향 놓고 고심

동대문·온라인 쇼핑몰 입점 확대안 ‘설왕설래’ 역풍 자초 VS 변화 흐름 대응

2014-07-08     나지현 기자

부도, 중단 브랜드들이 생기면서 백화점이 하반기 여성복 MD 방향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팝업 스토어 또는 일부 점포에서 테스트, 시장성을 검증받은 동대문 업체와 온라인 쇼핑몰의 하반기 입점 확대를 구체화하고 있다.

영플라자, 일부 점포에서 테스트를 거친 온라인 쇼핑몰들과 적극적 접촉을 통해 최소 2~3군데 점포 입점을 확정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입점 확대가 확실시 된 온라인 쇼핑몰로는 ‘나인걸, 매그제이, 난닝구, 스타일난다’ 등으로 ‘난닝구’는 미아점과 인천점에서 2~3억 원의 높은 매출로 구매 파워를 입증한 만큼 하반기 10여 군데의 입점을 제안 받았으나 잠실, 김포공항, 부산점에 입점한다. ‘매그제이’는 노원과 강남점에, ‘스타일난다’는 대구와 부산점에 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인걸’도 2~3군데 입점을 위해 현재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엘레강스 조닝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5월 롯데백화점 잠실점 ‘더 웨이브’에서 7일간 팝업 스토어 운영을 통해 2억2000만 원의 이례적인 매출 기록 갱신으로 주목받은 ‘플리츠 미’ 또한 롯데 대구점에 입점이 유력시되고 있다.

제도권 브랜드들의 잇따른 경영난으로 백화점도 당장의 하반기 MD를 앞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제일모직의 시니어 브랜드 ‘데레쿠니’가 F/W부터 종료함에 따라 MD 대체를 고심 중이다. 대부분 중형 이상의 박스매장으로 들어갔던 자리를 채우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엘레강스 조닝의 신규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기존 브랜드의 자리이동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비용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시즌 중 부도 처리된 ‘페이지플린’ 자리도 마찬가지다. 이미 하반기 MD가 끝날 시점이지만 아직 고려중이거나 미정인 곳도 많다.

지난 몇 년간 조닝 자체의 수요가 줄고 침체일로를 겪으며 존폐, 통합 위기가 지속적으로 거론돼왔던 커리어 조닝의 변화도 구체화되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가치 소비가 전 연령층을 아우르며 대두되고 있는 만큼 가격 거품을 빼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표방하고 있는 브랜드 위주로 ‘밸류 커리어 조닝’이 신설될 것이 예상된다. 물망에 오른 브랜드로는 ‘마리끌레르’와 ‘지스바이’ ‘TNGTW’ ‘에스쏠레지아’ 등이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유통의 횡포에만 초점을 맞춰 갑론을박이 뜨겁다. 현재의 난국을 헤쳐가기 위해 우리도 많은 고민을 하며 어디든 직접 발로 뛰어다니고 있다. 협력사와 갑과 을의 관계라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며 “다채널화되고 급변하는 쇼핑 환경에 맞춰 고객 이탈 및 분산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 대안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브랜드 한 관계자는 “비제도권 브랜드에 대해 수수료 할인까지 자처하며 백화점 바이어들이 모셔오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무분별한 입점 제안으로 백화점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들은 자생력을 잃고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하고 있다”며 “콧대 높은 바이어들이 미팅을 위해 입점 희망 쇼핑몰 의상까지 풀 착장하고 직접 찾아다니는 정성(?)을 들일만큼 입점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의 마이너스 신장으로 난국에 처한 상황은 그들이 자초했다고 할 만큼 매출 기여도가 높은 협력업체에 대한 플랫폼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 현 추세로는 백화점 영업을 포기하거나 이탈하는 브랜드가 더 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MD개편 시즌마다 채울 브랜드가 없어 백화점이 역풍을 맞는 상황 연출이 더욱 확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