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상반기, 별 재미 못봤다”
면세점 핸드백·레인 아이템 인기
[서울] 경기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 가운데서도 대형 패션몰과 면세점 등 주요 도심 상권의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려 눈길을 모았다. 롯데 면세점 관계자는 “특히 국내 핸드백 브랜드의 매출이 크게 신장하고 있는데 최근 1위 MCM, 2위 쿠론, 3위 라빠레뜨 등 상위 브랜드가 인지도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매장과 온라인에서 각 브랜드 매출 비중이 다르나 비교적 유통 채널마다 고객들의 호감이 고르게 보여지고 있어, 한국 핸드백 브랜드의 지속적인 인기를 점쳐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경기 지역의 ‘장마 실종’에 난색을 표했던 의류매장과 잡화점은 이달 초부터 한숨을 돌렸다. 수입 레인부츠 전문 브랜드 판매자는 “2일부터 마른 장마가 끝나고 아침장마예보와 함께 부츠 장만을 고민하는 이들이 급증했다”며 “LG패션 ‘헌터’의 경우 롯데 본점과 잠실점, 신세계 강남점 등 백화점과 편집매장, 인터넷 몰에서 전년 대비 8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또한 “트렌드를 강조한 중저가 레인부츠 인기도 높아 소셜 커머스 신발 카테고리에서 레인부츠 다수가 상위권에 올랐다”고 전했다.
불황에도 매출 폭 갈려
[경기] 경기도는 유통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백화점, 마트, 쇼핑몰, 아울렛등이 지역마다 들어서면서 로드샵 상권을 위축시키고 있다. 의정부 상권은 예전 중앙로인 행복로 한복판에 차 없는 문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하지만 주차공간이 협소해지고 유동인구가 절반으로 줄면서 매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광주 경안동은 ‘올리비아 로렌’ ‘인디안’ 등 3040대 주요 소비층이 포진돼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용인 죽전은 스크린 골프장의 영향으로 골프웨어 브랜드 입점이 배 이상 늘었다. 내셔날 브랜드가 입·퇴점을 반복하는 사이 수입브랜드는 크게 증가했다.
김포시는 인근 검단지역 신도시 개발로 브랜드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업종변경으로 매장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하남은 현재 상권이 포화상태임에도 아웃도어 스포츠 매출이 불황을 모를 정도다. 늘어가는 캠핑족과 TV프로그램 PPL 영향으로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더위, 비 오가며 ‘그로기’
[충청] 6월 불볕으로 메말랐던 가두상권이 7월초 비 등 궂은 날씨로 연타를 맞았다. 한낮 기온이 33도에 달한 청주 성안길의 한 여성복 매장 점주는 “올해 2월부터 심상치 않은 매출 부진의 조짐이 보였고, 작년에 5월부터 판매가 부진하다는 감이 올해는 3월말부터 느껴졌다”며 “시내 중심상권에도 올 하반기 케이오펀치를 맞고 녹다운 되는(접는) 브랜드 매장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은 각 지역별 지원 정책 및 대형 건설 추진 이슈가 떠올랐다. 충청남도는 지난달 충남신용보증재단과 논산시와 손잡고 경기침체로 어려운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 활기를 북돋우기 위해 나섰다. 특례보증 업무협약에 따라 논산시는 향후5년간 총 5억원을 재단에 출연하게 되며, 충남신용보증재단은 출연금의 12배인 6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논산시 내 소상공인에게 보증지원 한다.
대전시는 미래부와의 협약으로 엑스포 과학 공원에 23층 규모의 사이언스 센터를 구축한다. 이 건물은 민자 2천억 원과 국비 500억 원이 투입되며, 국립 과학도서관과 기술거래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 창업을 비롯한 상업 시설 유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지역 상권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티셔츠 베이직 상품 인기
[강원] 강원 상권은 한 낮 기온이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여름장사가 활발하다. 집객이나 수요가 중순을 넘어서면서 30% 이상 늘었지만 위축된 소비심리 영향으로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 매장 관계자는 “이전에는 일단 사고보자란 식이었는데 지금은 하나를 사더라도 굉장히 고심하며 신중한 쇼핑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피케셔츠와 쿨웨어 등이 많이 팔렸고 장마를 대비한 레인부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강릉은 특정 시간대 구분이 없는 3040대 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아웃도어 스포츠 매장들은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자외선과 장마를 대비한 팔토시나 우산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성복 및 캐주얼은 여름 티셔츠나 베이직 아이템 위주로 매출이 반등했다. 여성복 점주는 “여름상품 가격의 문턱이 낮은 만큼 트렌디한 여름자켓이나 원피스 판매가 호조세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보다 계절적인 편차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아웃도어 매장 증가세
[경상] 상반기 가두상권은 소비 심리 위축과 경기 불안정으로 보합 내지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의 소폭 신장으로 마무리됐다. 일부 상권 내 아웃도어, 스포츠 매장의 대형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홀세일 형태의 중저가 매장도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광복동 롯데백화점은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에서 전개한 ‘엠리미티드’가 4일 단독 1호점으로 문을 열었다. ‘엠리미티드’는 일본 크레이티브 디렉터 마사토오사가와라가 매장 인테리어를 진행, 도심에서 자연을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담아 시선을 끌었다.
경남김해 휴앤락 몰도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신규입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도이터’ ‘드라시나’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중저가 아웃도어 ‘블랙페이스’는 현재 20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형 매장 중심으로 향후 홀세일 매장으로 확장할 예정.
한편 캐주얼 매장을 운영중인 대리점주는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들이 잘 된다고 상권에 대거 입점하고 있지만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매출이 나오는 것 같지 않아 브랜드 변경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 오락가락, 百 세일 주춤
[전라] 백화점 정기세일이 장기전으로 돌입하고 본격적인 장마로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상권 분위기가 주춤하다. 체감 경기가 뚝 떨어진데다 일찍이 여름 상품 할인에 들어간 탓에 세일발도 떨어졌다. 입점 고객 자체가 줄고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객단가도 하락했다.
7월부터 휴가 시즌에 들어갔지만 바캉스 용품도 아직은 이른 감이 있어 본격적인 매기가 시작되지 않고 있으며 마른 장마로 레인부츠, 우비 등의 관련 용품 상품도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등 매출을 일으킬만한 요소가 없는 상황이다.
익산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지방 상권까지도 쇼핑몰이나 아울렛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불볕더위가 지속되거나 장마로 날씨가 궂으면 고객들이 한 곳에서 원스탑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쇼핑몰이나 백화점으로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는 세일도 일찍 시작해 상권 거리가 한산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