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리티 협상…한·중FTA 새변수로

섬유, 민감분야 보호 명분 확보 ‘청신호’ 양국 정상, 높은 수준 추진원칙 ‘걸림돌’

2014-07-19     전상열 기자

섬유업계가 한중 정상간 높은 수준의 포괄적 한중FTA 추진원칙을 재확인함에 따라 초비상사태를 맞았다. 높은 수준이란 관세를 부과치 않는 자유무역 비중이 90%가 넘는다는 뜻이다. 이에따라 섬유분야를 농수산 분야에 준하는 민감품목 지정을 요구하는 업계의 실낱같은 희망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섬유업계가 한중FTA 파고에 고스란히 휩쓸릴 사태에 놓였다. 섬유분야는 2011년 관세양허 기준으로 민감도가 무려 97.4%에 이른다. 특히 초민감 품목은 수입액 기준으로 64.1%에 달했다. 자유무역이 이뤄지면 국내 섬유산업은 초토화의 길에 걷는다는 뜻과 같다. 섬유업계가 한중FTA 협상과 관련 강하게 양허제외 요구와 민감품목 지정에 목청을 높이는 이유다.

섬유분야 중국과의 FTA는 시작부터 그늘이 드리워졌었다. 정부나 민간연구기관들은 한중FTA가 발효에 들어가면 섬유류 대중수출은 연 2억 달러 증가하지만 수입은 3배 많은 6억 달러 증가한다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섬유업계가 한중FTA 협상개시 전부터 공동화에 처한 국내 산업기반을 아예 초토화시킨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근거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황규연 통상정책국장은 지난 16일 한국화섬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새정부의 신통상정책 방향 강연을 통해 “한중FTA 추진은 양자 협상에서 민감분야 보호를 위한 단계별 모델리티 협상 방식에 의견접근이 이루어졌다”며 “앞으로 섬유분야 협상에 있어서도 관세철폐기준과 기한에 융통성 발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기준 한중 섬유교역량은 85억5491만 달러에 달했다. 수출 27억2611만 달러, 수입58억2880 달러를 보이면서 무역적자 규모는 29억6269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높은 수준의 한중FTA가 타결되면 앞으로 적자폭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12년 기준 한중 양국 섬유교역 품목 가운데 1억 달러를 넘긴 품목은 16개 품목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6개 품목에 그쳤지만 중국은 10개 품목에 달했다. <관련 표 8면 참조>
한중 교역량 1억 달러 이상 품목은 2009년 11개 품목(한국 5, 중국 6)에서 2010년 16개 품목(7:9)으로 늘어났다. 특히 2011년에는 19개 품목(8:11)으로 확대되는 등 앞으로 한중간 섬유교역은 양적팽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