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인동에프엔 장기권 대표 - 패션은 평생의 숙원사업…실현 가능한 글로벌 여성복 육성

‘자라’ 이상의 퀄리티·배수 확보…‘성장과 이익’ 두 마리 토끼 잡는다

2014-07-19     나지현 기자

시대에 맞는 상품으로 글로벌 SPA 대항
창립 이래 최저, 최악의 실적 기록으로 고군분투 중이라는 말은 현재 여성복 업계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초 인동에프엔 본사에서 만난 장기권 대표는 중장기적 비전 수립으로 패션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의욕이 충만하고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그만큼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도 열려있는 법.

인동에프엔의 향후 3년의 비전과 청사진은 쾌청하고도 확실했다. 장 대표는 지난 23년간 패션은 평생의 숙원사업이라고 생각 할 만큼 외길을 걸어오면서 한 때 부도위기도 있었으며 대기업들의 패션기업 M&A 바람이 한창 일 때 러브콜을 받고 고민한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선구자로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앞서갈 땐 두려움과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백화점 브랜드로서 업택을 가장 먼저 시도할 때가 그랬고, 대리점과 아울렛몰로 유통 다각화를 시도할 때도 그랬다. 장기 불황으로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 현재, 고급화를 내세웠던 백화점도 무리한 할인이 난무하고 가격 경쟁이 더욱 거세져가는 현 시점에서 과감히 ‘트루 프로젝트’ 시행으로 노세일 브랜드로 전향한 최근까지도 갈림길에서 고뇌해야 했다.

인동에프엔의 ‘쉬즈미스’는 지난 몇 년간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커리어캐릭터 브랜드로서 백화점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신장세를 기록 중이며 2년 만에 130여개의 가두점 오픈으로 신화를 썼다고 할 만큼 유통 다각화와 빠른 볼륨화를 실현했다.

장기권 대표는 “현 시장은 백화점, 가두점 할 것 없이 정상 판매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소비자들은 그만큼 가격 할인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인동에프엔은 글로벌 SPA 브랜드인 ‘자라’ 이상의 퀄리티와 배수가 확보됐다. 그만큼 본사의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글로벌 SPA처럼 제조와 소싱력으로 승부해야 할 날이 온다고 판단, 일찍부터 해외 소싱처 개척에 적극 나서고 투자하는데 주력했다. 지역별 강점 아이템을 로컬과 직소싱으로 전개, 현재의 막강한 소싱력을 갖기까지 장 대표가 직접 현지로 가 투입시기, 봉제, 물량 등 전반의 테크닉과 업무를 습득했다.

아직까지도 인동에프엔의 모든 옷은 장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할 만큼 기획과 MD, 물량 투입 등에 직감과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상해와 대련,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다변화된 해외 소싱처를 확보한 현재, 우수한 퀄리티에도 불구, 최저의 가격대 실현으로 국내 최고의 경쟁 우위에 우뚝 섰다.

장 대표는 “비싼 옷은 범람한다. 싼 옷도 넘쳐난다. 하지만 우수한 퀄리티에 감도까지 갖춘 옷은 많지 않다. 이런 옷을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혜택을 고객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감성과 손맛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경쟁력이 있다. 인동에프엔의 브랜드가 글로벌 SPA와 차별화 될 수 있는 이유다”며 “특히 아무리 비싼 수입 브랜드일지라도 국내 소비자들의 체형과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아우터의 핏감과 섬세한 디테일로 월등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혁신적 선진 시스템 구축...2018년 매출 1조 비전 수립
지속성장의 기반을 탄탄히 마련한 인동에프엔은 현재, 새로운 변화에 맞춰 도약의 출발점에 다시 섰다. 창립 23주년을 맞아 최근 이천시 마장면에 대지면적 7240㎡(구 2190평), 지상 9층에 달하는 대규모 이천물류센터를 건립해 최첨단 자동화 물류 시설을 갖췄다. 물류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탁월한 물류 경쟁력을 확보, 효율성과 스피드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선진 시스템을 구축한 것.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 한 만큼 허황된 꿈이 아닌 실현가능한 중장기적 목표도 가까워졌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3년 내 매출 4000억 원 돌파에 이어 최근 ‘2018년 매출 1조 달성’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중국 시장 진출은 올해로 7년차로 ‘쉬즈미스’는 50여개의 유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 능통한 이랜드 출신의 법인장을 영입하면서 올해부터 볼륨화에 속력을 낸다. 지난해 하반기 진출한 미국 시장은 뉴욕 법인 설립으로 직진출, 맨하탄에 이어 올해 8월 뉴저지에 2호점을 개설한다. 미국 시장 공략은 볼륨화보다는 거점 지역 안테나 역할을 할 쇼룸 오픈으로 가격 경쟁력과 감도를 갖춘 아이템으로 ODM 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원가 절감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 직영 자사몰을 오픈해 독자적 상품 개발로 브랜드만의 로얄티를 높일 계획이다. 거점 지역내 중·대형점 이상의 직영 메가샵 개설로 오프라인의 구매 파워를 배가할 전략이다. 최근 3년 안에 2~3개의 여성 신규 브랜드를 내놓겠다고 선언한 인동에프엔은 체계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여성복 전문 기업 최초 1조원 달성을 구체화 한다는 방침이다.

‘쉬즈미스’는 커리어캐릭터로서 30~40대를 위한 합리적 가격의 토탈 전문 여성복을 표방하는 만큼 의류 뿐 아니라 가방, 쥬얼리 등 액세서리의 비중도 대폭 넓힐 방침이다. 지난 7월12일 교대역에 132㎡(구 40평) 규모의 중형점 매장 1호점 오픈을 기점으로 향후 메가샵 개설이 가속화된다.

‘리스트’는 젊은 층을 위한 영 캐릭터 브랜드로서 한국형 여성 전문 SPA를 표방, 규모의 경쟁이 아닌 엑기스 있는 상품으로 디자인 차별화를 내세워 승부한다. 내년 하반기 중국 진출도 가시화 된다.

장 대표는 “지난 30여년 간 패션업계에 몸담으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변화에는 리스크가 따르지만 직감과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과감한 선택을 했던 것이 현재의 경쟁 우위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며 “매스마켓 장악력을 높여 국내 여성복 업체들이 실현하지 못했던 성공 신화를 써내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향후 패션업계의 소비 흐름은 명품 또는 저가 상품으로 양분되는 현상이 더욱 극명해 질 것으로 보인다. 상품의 절대적 가치는 가격과 오리지널리티로 결정된다”며 “현재 여성복 시장의 위기는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크다. 실제 소비 트렌드와 니즈를 주시하고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이 필요한 때다. 이제는 오너가 전면에 나서서 현재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