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찜통더위, 가두 상권 잡네”

2014-08-12     패션부

다채로운 편집매장 눈길
[서울]
올 여름 홍대와 청담 등 트렌디한 상권에 다양한 컨셉과 복종의 편집매장이 들어서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패션은 작년 9월 가로수길에 오픈한 ‘어라운드 더 코너’의 두 번째 매장을 홍대에 오픈할 예정이다.

상상마당 근처 주차장길 골목에 일러스트레이터 황나경 씨의 그림이 건물 외벽을 장식하고 있어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코오롱FnC ‘시리즈’는 한남동에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다채롭게 구성한 시리즈코너를 오픈했다. 제일모직의 ‘비이커’와 남성 캐주얼 편집매장 ‘비슬로우’, 송자인 디자이너의 가드닝 및 라이프스타일 셀렉트샵 ‘MO’ 등 매장과 브랜드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컨텐츠를 접할 수 있는 매장이 많다.

잡화에서도 디자이너 슈즈와 액세서리를 함께 구성한 ‘포스티드’, 향초 전문 편집매장 ‘센티멘탈’ 등 보다 전문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는 매장들이 늘고 있다. 또한 10일에는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콜라보레이션 샵 ‘BWCW’를 가로수길 아웃랩에 연다. 신곡 발표와 함께 라이풀, 누드본즈 등 스트릿 브랜드와 협업해 다채로운 상품들을 제안한다.

셀렉트샵 브랜드 관계자는 “서울 상권의 트렌디한 소비자들은 단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 앞으로 더욱 특색 있는 컨셉과 컨텐츠를 선보여야 할 것”이라며 “하반기 참신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아이덴티티와 헤리티지가 있는 해외 브랜드들이 대거 런칭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은 실내에서 할게요! 느낌 아니까~
[경기]
여름철 특수는 백화점이나 대형몰이 선방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쇼핑객들을 시원한 실내로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 바캉스 상품과 기능성 소재 제품 판매가 늘었다. 여성들은 비치웨어가 가능한 숏팬츠나 민소매 티셔츠를 많이 구매했고 남성들은 쿨비즈 패션에 지갑을 열었다.

이 때문에 가두점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가두점 관계자는 “비수기와 무더위까지 맞물리면서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다. 경기 악화로 지난 상반기 동안 할인행사만 했다. 고객들 역시 시즌오프 세일효과에 대한 감흥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파주는 대형 아울렛의 영향으로 위축된 모양새다. 리뉴얼이나 오픈하는 매장보다 빈 매장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시는 거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진행하며 20~30대 젊은 고객의 방문을 유도할 예정이다.

공룡유통에 가두 위기감 고조
[충청]
이랜드그룹이 대전 중구 선화동의 갤러리아 동백점을 인수, NC백화점으로 다시 오픈해 대전 상권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랜드는 부도난 지방 및 중소 백화점들을 인수해 뉴코아, NC백화점, 동아백화점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랜드는 둔산 NC쇼핑센터를 추진 중이고 유성복합터미널 내 쇼핑몰 입점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대전 지역 유통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랜드는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점포수를 늘리며 외형을 확장, 2010년 3조원 돌파에 이어 지난해 매출 4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 지역 로드샵 점주는 “이랜드는 유통 점포수 또한 다른 대형사를 웃돌아 대전 밀리오레를 재개점한 NC웨이브 등 이랜드 운영 매장이 전국 40여개가 넘는다”며 “쇼핑몰이 20~30대 고객을 가져가고 NC백화점이 30~40대 고정고객을 확보한다면 영캐주얼 및 남녀 캐릭터 의류는 가두에 설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역시 대기업 유통업체가 골목상권에 진출하면서 전통시장에 빈 점포가 늘고 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자영업 분석 현황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충북 전통시장 내 빈 점포 비율이 2005년 10.2%에서 2008년 13.1%, 최근에 14%를 웃도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형소매점 증가도 전통상권 침체의 원인이나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도 문제”라며 “컴퓨터와 신용카드기를 보유한 매장이 절반에 불과하며 홈페이지나 전자상거래 활용도 미미해, 가두상권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상생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더위 영향…소비행태 극과극
[강원]
강원도의 7월은 쨍쨍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본격적인 바캉스시즌이 돌아왔다. 동해안의 주요 해수욕장은 연일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불볕더위에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바캉스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여성들의 시스루패션 포인트인 호피나 네온컬러 이너웨어 상품도 매출 신장에 도모했다.

이에 반해 가두점은 한산했다. 관광객 증가로 인한 뜨내기손님,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매장의 직접적인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위축된 소비심리 침체 영향으로 7~8월 역시 생계형 자영업자가 주를 이루는 지역 내 의류매장들은 무더위와 매출 저조상황에서 긴 한숨만 쉬고 있다.

비소식 없어 레인아이템 전멸
[경상]
폭염이 연이어 지속되는 가운데 비소식이 거의 없던 경상권은 레인관련 아이템 판매가 특히 부진했다. 올해 브랜드 별로 주력한 레인아이템은 본격 시즌이 왔으나 비가 오지 않았던 경상권에서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기능성 셔츠, 냉감물 중심으로 일부 반응을 얻으며 현상수준은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광복로 상권은 휴가철을 맞아 상권은 발뒤딜틈 없이 분주했으나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상권 내 ‘노스페이스’ 매장이 폐점했고 ‘아디다스’가 입점 공사중이다. ‘TOP 10’이 신규로 입점해 젊은 학생들 중심으로 매장을 찾으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 현대백화점에는 유아동 아웃도어 ‘셰르반’이 하반기를 맞아 신규 입점했다.

경남 김해 외동 상권은 대형 아웃도어 매장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밀레’ 대리점 맞은 편 ‘블랙야크’가 대형매장 오픈해 시선을 끈다.

폭염·휴가철 영향 거리 한산
[전라]
전라지역은 마른 장마로 비에 대한 영향은 많지 않았지만 장마가 끝난 후 폭염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구매력이 많이 꺾인 분위기다. 올해는 특히 브랜드마다 시즌 오프에 일찍 돌입하면서 7월 중순부터 매기가 줄었다. 또한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에 돌입한 7월말부터 8월 상순에 들어서면서 입점 고객과 매출 추이가 급락했다.

익산에서 10여개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한 점주는 “핫 섬머 상품 판매가 7월 중순 즈음 정점을 찍고 지난주부터는 추가 할인에 들어갔음에도 매기가 뜸하다. 가을 품번 입고도 10%이상 됐지만 찜통 같은 더위로 손을 타지 않고 주말에도 상권 내 고객 자체도 뜸하고 구매객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9월까지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예보되는 가운데 여름 물량은 충분치 않다. 긴팔 티셔츠와 경량 아우터 등 간절기 아이템들이 일부 입고 됐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 중순까지는 로드 상권의 한산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