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섬유산업 활로 찾자… 협력생산론 급부상

한중FTA는 中섬유산업을 우리 공장 만들 기회 직물은 글로벌 산업 대표주자…수출전진기지로 실력 갖춘 업체 찾아 전략적 생산제휴 나설 때

2014-08-16     전상열 기자
중국의 발호를 두려워말고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슬기로움을 키워라. 한중FTA 협상이 타결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가운데 중국의 섬유산업을 우리의 공장으로 삼아 적극 이용해 나가는 전략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한중FTA가 타결되고 발효에 들어갈 경우 ‘한국 섬유산업이 초토화의 길을 걷는다’는 비관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오히려 FTA타결에 따른 반사이익 극대화 쪽으로 전향시켜 나가는 게 섬유산업의 미래를 밝게 한다는 측면에서 이의 실천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의 섬유산업 발호에 강한 패배감에 젖어있는 섬유업계가 중국의 섬유산업을 우리의 산업으로 삼아 글로벌 수출의 전진기지로 활성화시켜 나가자는 전략이 큰 관심사다. 90년대 중후반 중국의 값싼 노동력으로 직물 생산에 나섰던 섬유업체가 최근 국내 생산으로 U턴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중국 섬유업체와 긴밀한 제휴를 통해 품질과 경쟁력을 동시에 높여나가는 생산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중국서 직물을 소싱하는 대기업은 물론 전문 중견기업에까지 동조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앞으로 중국 섬유산업을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섬유업체는 한국보다 기술이 뒤진 업체가 대부분이지만 한국과 비슷한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국내 섬유업체 숫자를 능가할 정도로 많다는 점은 앞으로 협력생산에 큰 호재가 된다. 바로 실력을 갖춘 중국 섬유업체를 찾아 전략적인 생산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한국 섬유업체보다 한 수 높은 기술을 보유한 업체 역시 부지기수라는 점에서 전략적인 중국생산은 서둘러야 할 당면과제가 되다시피 했다.

이와 관련 업계 모 관계자는 “직물산업은 대표적인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매김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중국 섬유산업을 활용하는 업체는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홍빛 전망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컨버터적 개념에서 보더라도 중국과의 협력생산은 더 큰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을 강하게 펼쳤다.

이 관계자는 “직물산업은 원사 가연 사이징이 어우러지는 전형적인 조립산업의 성격을 보인다”면서 “버티컬 개념보다 특화된 매뉴팩쳐적 개념으로 생산에 나서야 독특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특화생산에 올인하라는 메시지까지 던졌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반대논리도 만만찮다. 우선 중국과의 협력생산은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앞당기는 동시에 섬유산업 자체가 중국에 종속당하는 위기론까지 부른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생산기반이 없어지면 국내 수요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의류비용 증가와 함께 국부의 손실만 더욱 키운다는 역기능을 강하게 부각시켰다. 글로벌 산업으로 부상한 직물분야 중국과의 협력생산은 앞으로 시장주도권 장악 측면에서 큰 관심 사안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순기능에 비례해 역기능 또한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이의 실행여부는 국내 섬유산업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