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財테크 千字 포커스] 중소기업은 안도, 직장인은 탄식

지난주 향후 정책방향을 가늠하는 2013년 세법개정안은 특히 직장인 주머니를 강타한다는 세간의 비판과 난항속에 긴급 수정안을 발표해 세수확보 및 공약이행에 대한 기조를 밝혔다. 신설 조항의 도입 효과는 연봉 5500만원 이상 205만명의 직장인에게 8600억 증세, 결국 세금을 더 낸다는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현실적 실태가 반영되어 결국 세금감경 효과를 얻게 되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과세제도 변화는 크게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요건 완화 ▲내부거래에 대한 과세제외 확대 ▲소득세 이중과세 조정 합리화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적용시기는 내년초 시행령 개정 이후 신고기한이 도래한 납세분부터 적용된다.

그에 대한 효과로 첫째,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요건이 완화돼 과세대상 기업이 줄어든다. 수혜기업에 대한 지배주주의 지분율 요건이 3% 초과에서 5% 초과로,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 요건은 30% 초과에서 50% 초과로 올려 과세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경우 지분소유가 소수 특수관계자에 집중된 경우가 많고, 내부거래 비중도 대기업보다 오히려 높아 증여세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둘째,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서 제외되는 내부거래 범위를 넓혔다.
현행법은 수혜법인이 50% 이상 지배하는 자회사와의 거래는 거래액 전액을 내부거래로 보고 증여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지분율이 50% 넘는 자회사와의 거래는 사실상 한 기업 내 사업부서 간 내부거래와 동일하다고 본 것이다. 개정안은 지분율 50% 미만 자회사와의 거래라도 수혜법인이 가진 지분율만큼 거래는 내부거래로 인정해 과세 제외한다는 것이다.

셋째, 증여세와 소득세 간 이중과세 문제도 조정하기로 했다. 현행법은 지배주주가 수혜법인의 주식을 팔 때 양도차익에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를 낸 부분은 경감해주는 방식으로 양도소득세와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지배주주가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경우도 개정안은 증여세 부과분 중에서 이미 과세한 배당소득 과세분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기업의 내부거래 과세 제외 범위를 확대한 것은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경영효율화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며 “기업 분할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에서 이뤄지므로 대기업만 겨냥한 개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요 내용에서 보듯 중소기업은 안도의 한숨, 직장인들은 탄식의 한숨이 나오는 형국이다. 하지만, 경기회복을 위한 기업 살리기에 정책 우선순위를 둔 이번 발표는 9월 국회통과의 변수가 남았지만, 지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첫 과세로 울상짓던 섬유·패션·어패럴 업계에 훈풍이 되어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