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宗家 ‘효성 코오롱’ 턴어라운드 다시 쓰나

효성, 한 방에 어닝 서프라이즈…증설 등 투자 확대 코오롱I, 올 매분기 실적개선 …턴어라운드 청신호

2014-08-20     전상열 기자

효성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활짝 웃었다. 반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그나마 선방했다며 침체 분위기를 떨쳐내는 모양새다. 이는 화섬산업의 영원한 맞수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 2분기 경영실적표에 비쳐진 모습이다.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올 2분기 실적호전에 힘입어 다시금 턴어라운드 맞을 채비에 들어갔다.

양사의 약진은 각사가 주력으로 삼는 화학분야에서 경쟁업체 대부분이 실적부진에 허우적댄데 반해 이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효성의 올 2분기 경영실적은 한마디로 최고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두 전년 동기대비 상승세를 내달렸다. 특히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무려 5310.9%(687억 원)에 달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3조1718억 원보다 5.9% 증가한 3조3577억 원을 보이면서 분기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영업이익률 증가율 또한 160.8%(2075억 원)를 나타냈다.

효성의 분위기는 이미 턴어라운드에 깊숙이 빠져든 모습이다. 지난 2년여 간의 부진세를 한 방에 날리자마자 마치 준비라도 했듯 프로필렌 증설 등 신성장 부문과 TAC필름, 광학용·산업용 PET필름 증설에 들어가는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단행에 나선다. 여기에 고부가 첨단소재 탄소섬유 본격 생산은 날개를 달아준 모습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 2분기 경영실적은 전년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두 내리막길을 탔다. 매출은 5.9% 감소한 1조3279억 원, 영업이익은 9.3% 떨어진 767억 원, 당기순이익은 15.3% 하락한 478억 원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올해 분기별 경영실적 상황은 다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효성에 비해 약진의 강도가 약한 듯 보이지만 타이어코드를 비롯 필름부문과 패션부문 종속회사들의 실적개선이 눈에 띈다. 특히 실적개선은 올 1분기를 시작으로 2분기로 연계된데 이어 3분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등 턴어라운드 예고에 청신호가 됐다.

효성과 코오롱은 행인지 불행인지 가늠할 수가 없으나 양사의 사업은 중복되는 게 많다. 창업이후 나일론 폴리에스터 원사사업에서 비롯된 양사간 사업충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먼저 진출하는 사업마다 건건이 부딪쳐 왔다. 직물에 이어 타이어코드와 필름사업에서의 맞불은 한국 화섬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가 됐다. 그리고 자동차용 에어백 사업까지 맞붙었다. 최근에는 아라미드 섬유 시장에서의 진검 승부까지 예고한다.

그렇다면 양사의 마지막 승부처는 무엇이 될까? 효성이 상업생산에 나선 탄소섬유 분야에 코오롱이 출사표를 던질 날은? 그리고 효성이 코오롱의 패션부문에 도전장을 낼 시기는? 예측은 할 수가 없다. 한국 섬유산업의 종가, 효성과 코오롱의 사업 맞불 경쟁은 언제나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