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막바지 찜통 더위…가두상권 몸살”
저녁영업·스타일 제안
[서울] 연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자 가두 상권은 물론 어지간한 대형 쇼핑몰에도 방문객수가 크게 줄었다. 여름 티셔츠 등 단품 아이템의 1+1을 내건 매장도 많았으나 불쾌지수가 80을 웃도는 막바지 폭염으로 인적이 뜸했다. 동대문 한 쇼핑몰의 직원은 “기온이 높고 일사가 강한데다 해가 져도 열대야가 이어져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며 특히 중저가 의류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소셜 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으로 빠지는 매출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여름 불볕 더위를 공략할 아이템을 제안하며 비수기를 극복하려는 매장도 보였다. 한남동 디자이너 브랜드 스토어 MO는 해가 진 이후 이 상권 유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영업시간을 2시간 늘려 10시까지 운영하고, 파티오까지 시원하게 인테리어를 리뉴얼하고 메뉴에도 에일 등 청량감 있는 음료를 추가했다.
홍대 373드레스룸 김눈이 대표는 “보통 점심 시간에 몰려오던 인근 직장인 고객들이 해가 진 퇴근 이후에 발길함에 따라 밤 11시 이후까지 영업 시간을 늘렸다”며 “더위와 냉방으로 인한 온도 차이에 적응할 수 있고 통통한 팔뚝을 커버하며 덧입을 수 있는 카디건 등 여름 스타일링을 판매와 함께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압구정에 편집매장 플로우의 ‘바이플로우’, 코스메틱 ‘아베다 익스페리언스 센터’가 오픈했으며 9월 중 신사동 가로수길에 ‘나이키 에너지 스토어’, 여성 액세서리 기프트 편집매장 ‘포스티드’가 문을 연다.
애매한 시즌
[경기] 올 여름은 무더위와 연이은 경기불황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은 저렴한 티셔츠나 쿨웨어 소재의 제품 구매가 많았다. 여름 재고세일과 다음 달 신학기를 대비한 특가전을 통해 매출 잡기에 나섰다.
가두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서서히 반응을 보이긴 한데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여름상품 막바지 세일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은 유동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매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관계자는 “전반적인 매출은 저조하나 유동인구는 늘고 있다”며 “큰 폭으로 매출이 뛰진 않지만 적어도 백화점이나 쇼핑몰과 중복된 브랜드가 적어 선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가을 신상품 입고로 매장마다 고객몰이에 나섰지만 더위로 인해 활발한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름, 가을상품도 선뜻 구매하기 애매한 비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역상권 활성화
[충청] 충청 곳곳의 상권에서 국가와 시 차원의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대전시는 원도심 상권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추진해오던 으능정이 대전스카이로드 준공검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대전스카이로드는 대규모 아케이드형 LED스크린 시설로 이달 중순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가며 다음달 6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상권 관계자는 “국비 82억 원, 시비 8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으로 거리에 길이 214m, 폭 13.3m, 높이 20m 규모의 스크린이 설치된다”며 “메인 스크린과 미디어허브 등을 활용해 흥미로운 정보 컨텐츠를 선보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대전문화예술센터, 대전청소년종합문화센터 등이 완공되면 대전스카이로드와 연계된 문화벨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충북 제천은 이달 중순 국제음악영화제가 열려 중앙시장을 비롯한 일대 상권이 축제 분위기로 활기가 돌았다. 중앙로 ‘조이너스’는 “영화제를 계기로 특별히 매출이 상승하지는 않았지만, 인근 영화관에 유입된 젊은 층의 방문이 있었고 중장년층도 더불어 나들이에 나서 분위기 쇄신이 됐다”며 “이미 8월 중순부터 한여름 제품 판매가 줄고 간절기 제품 판매가 시작됐는데, 지역 축제와 맞물려 추동 신상품을 구경하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역간 우호증진을 위한 자매결연 협약도 맺어졌다. 지난 7월 충북 제천시 인성동과 세종시 한솔동은 자매결연을 맺고 두 동장 직거래 및 체험활동, 지역문화 행사 상호교류 및 지원, 기타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고세일 불구 고객 감소
[강원] 소비침체와 무더위 영향으로 가두점 거리는 한산하다. 가두매장들은 복합몰, 대형마트와 달리 폭염과 장마에 취약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두점 관계자는 “가두점은 날씨 영향이 크다”며 “쾌적한 쇼핑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각종 시설 정비를 마련하지만 대형 유통업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춘천시 번영회는 상점 활성화를 위해 빈 점포를 활용한 마케팅과 시설 현대화 추진에 힘쓰고 있다. 강릉은 고객감소로 가두상권이 기운 빠진 모습이다. 상권 관계자는 “여름 재고세일을 해도 고객이 늘지 않는다”며 “문자나 사은품 제공 효과도 적어 독특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가을 신제품 반응은 좋아 본사지원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동인구 급감
[경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상권별 여름 상품 정리세일이 한창이다. 본격적인 가을 물량이 투입되기도 전에 아웃도어 브랜드 중심으로 다운 선판매전이 일찍 시작돼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어느때 보다 신규런칭이 거의 없어 매장교체도 거의 없는 상태. 부산 광복동 상권은 ‘노스페이스’ 매장 폐점후 ‘아디다스’가 대형 매장으로 오픈을 앞두고 상권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센터시티점에 ‘마무트’가 신규 입점했다.
대구 동성로 상권은 전국 최고의 폭염으로 상권 유동인구가 현저히 줄었으며 일부 매장이 신규 교체를 위해 임시 할인형태로 운영중에 있다. ‘빈폴’매장이 리뉴얼을 위해 공사중이다.
상권 내 대리점을 운영중인 한 점주는 “더워도 너무 더워 매출은 커녕 유동인구조차 대폭 줄었다. 대형매장도 온도조절로 크게 시원하지는 않아 매출에 타격을 많이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수기 지속돼
[전라]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마른장마로 매출 호재를 보였던 전라 상권도 막바지 바캉스에 대한 수요가 끊기고 밤낮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매기가 뚝 떨어졌다. 가을 신상품이 꾸준히 입고되고 있지만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에다가 입점 고객과 집객 자체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세일과 바캉스 등 손님을 끌어들일 적절한 이슈나 프로모션이 없어 매장도 넉 놓고 있는 상황이다. 선 구매보다는 온타임 구매 추세가 강해지면서 아이쇼핑을 하는 쇼핑객조차 무더위로 없어 상권 자체가 한산한 분위기다.
새 시즌에 맞춰 매장 교체 및 리뉴얼 오픈 등의 이슈가 있는 점주들만 분주한 분위기이고 나머지 매장은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9월까지도 늦더위가 예고되고 있어 추석 명절 특수가 기대되는 9월 중순까지는 매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