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생산 관리자급 인재 양성 나선다

선취업, 후교육…세아상역 등 글로벌 벤더 참여

2014-08-27     정기창 기자

#1. 베트남에 봉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모 업체는 지난 2011년 현지 공장의 생산을 책임지고 수행해 줄 직원을 수개월간 물색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 회사 대표는 “급여는 얼마가 되든 상관없다. 해외 봉제공장의 공장장급 생산관리 인력을 추천해 달라. 급여는 요구하는 대로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2. 對美 의류 수출 벤더의 경영지원을 담당하는 모 임원은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다. 책임자급이면 좋겠지만 이전에 이런 업무를 경험한 경력자라도 좋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곳 역시 적임자가 있다면 급여는 얼마가 되든 상관없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이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일만큼 취업이 어려운 시대지만 아직도 능력만 된다면 유능한 인재를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기업과 취업자의 이해와 관심이 맞아 떨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은 스펙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원하는 반면, 취업자는 대기업 수준의 급여와 복리에만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이 같은 간극을 메우는 미래 관리자급 섬유 인력 양성 사업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쳤다. 업계에 만연한 해외근무 기피 풍조를 불식시키고 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교육시키는 ‘해외생산 중간관리자 양성프로그램’ 사업을 통해서다.

특히 이 사업은 선취업, 후교육을 통해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를 자체 해외공장 관리자 인력으로 양성하는 수순을 밟는다는 점에서 섬유인력 양성의 새로운 케이스로 주목된다.

섬산련은 이달 사업안을 확정하고 9월 말까지 글로벌 섬유업체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30명 안팎의 인력을 모집한다. 이들은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3개월씩, 총 6개월간 연수교육을 받고 전원이 기업에 취업하게 된다.

섬산련은 이를 위해 세아상역 등 6~8개 글로벌 의류 수출 벤더 기업들과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을 취업시키도록 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업은 교육 인력 선발과정에도 참여해 자신의 회사 인재상에 맞는 지원자를 선별할 예정이다. 졸업생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전원 해외 생산 현장에 배치돼 생산 관리자로서 능력을 배양하게 된다. 참여업체와 정부자금 지원이 이뤄져 지원자들은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섬산련 노희찬 회장은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한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을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이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영 비즈니스 매니저(GYBM)’ 프로그램의 노하우와 협조를 구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