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원사 ‘인상레이스’ 펼치나

전기료 원료값 등 비용부담 ‘UP’

2014-08-30     전상열 기자

“전기료 등 생산 비용 증가는 잇따랐지만 아직 정상 가동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8월 중순부터 TPA MEG 등 원료가격이 인상행진에 들어가 원가 상승 압박이 강합니다.” “나일론 사 또한 원료업체들의 CPL 가격 인상 요구에 따라 10월부터 공급가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PEF·나일론 등 주요 화섬사 가격이 인상행진에 들어갔다. PEF 가격은 이달부터 kg당 200원씩 올랐고 나일론사 가격은 10월부터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이어온 화섬사 가격 안정세가 끝났음을 알렸다.

주요 화섬사 가격 인상은 전기료와 원료값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 압박 영향이 컸다. 특히 7·8월 전기료 증가는 원사가 인상에 직격탄을 날렸다. 하절기 7·8월 각 화섬업체들의 매월 전력비용은 평월에 비해 1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다 원료가격 인상 분위기가 원사가 인상에 불을 질렀다.

화섬업계가 생산 비용 상승 때문에 큰 고민에 빠졌다. 직·편물 수출부진에 따라 원사재고가 늘어나자 각 화섬업체가 자율적으로 10% 자율조단에 들어갔지만 조단효과는 살리지도 못한 채 전기료와 원료값 인상 등 비용 상승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가동률을 80%로 떨어트린 폴리에스터 화섬업체들은 비용 증가 압박 때문에 냉가슴만 친다. 여기에다 롯데케미칼이 MEG 여신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줄이겠다고 나섰다.

나일론 생산 화섬업체도 동일선상에 놓였다. 원료 CPL메이커가 채산성이 악화됐다며 CPL 가격인상을 통고해 왔다. 그럼에도 각 화섬업체마다 비용 상승을 무마할 수단 강구가 여의치가 않다. 당장 비용 상승분 전부를 원사가격 인상으로 연동시키고 싶지만 현실은 이의 실행 자체가 간단치가 않다. 주 수요업계인 직·편물업체들의 수출경기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여기에다 최근 수요업체들의 부도까지 흉흉한 분위기만 세를 키운다.

화섬업체가 비용 증가와 이익률 저하, 여기에다 원사판매난까지 트리플 악재라는 초비상 사태를 맞았다. 해결책으로 원사가격에 비용 상승분 즉각 반영에 나설라 치면 자칫 쪽박마저 깨는 공멸의 주범으로 내몰릴 판이다. 그렇다보니 이익률만 크게 떨어졌다.

아직 적자는 아니다보니 감내는 하지만 현실은 곤혹스럽기만 하다. 원료메이커는 원료가 인상과 여신기간 단축으로 윽박지르고, 수요업체는 경기침체에 오더가 없어 죽을 맛인데 원사가격을 인상한다며 볼멘소리만 높인다. 당장 가격인상 충격을 줄이는, 속도조정 문제가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앞으로 매월 원사가 인상 레이스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오더 기근에 시달리는 직·편물업체들의 큰 반발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