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봉제·관광’ 연계된 新산업발전 모델 개발
‘DDP-동대문-공장’ 봉제 벨트 추진
서울시와 국회가 손잡고 동대문 창신동 일대를 봉제공장과 관광을 연계한 새로운 산업발전 모델 개발에 나선다. ‘DDP(동대문디자인프라자)-동대문 시장 및 광장시장(원단·한복)-창신동(봉제)’으로 이어지는 환상(環狀)형 봉제벨트 개발이다.
봉제밀집 지역을 관광 자원으로 연계시켜 새로운 산업 모델로 개발하는 케이스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가 없는 경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요일인 지난 1일 비공식 일정으로 창신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지역을 도시계획을 통해 ‘봉제진흥지구’로 지정하고 일대를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세계적 문화관광 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함께 창신동을 방문한 전순옥 국회의원 역시 “창신동 일대를 봉제 특구 지역으로 만들고 동대문과 연계된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해야 한다”며 국회차원에서 봉제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대학교가 수행하고 있는 ‘창신동 산업자원 관광화 연구’ 보고와 서울봉제산업협회,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의 건의 사항을 듣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답변하고 각 해당 부서에 긴밀한 협조와 지원을 당부했다.
서울봉제산업협회 차경남 회장은 이날 원단 순환 재활용사업 애로사항 개선 ▶정부 지원사업 서류 간소화 및 근로환경 개선 ▶문화적 소외계층이 참여하는 낙산 문화공원 프로그램 지원 등을 건의했다.
박 시장은 재활용사업과 관련해서는 “원단 조각을 쓰레기로 버리면 돈은 돈대로 들면서 또하나의 일거리가 되는 것”이라며 “서울디자인재단이 상호 협의해 시스템을 개발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창신동 일대 보육공간, 어린이집, 유치원, 방과후 공부방 등 실태 조사 후 다문화 가정, 노동자들을 위한 숙소와 자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내년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문제도 함께 연구해 보자”고 말했다.
서류 간소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인회계사회, 세무사회 등 협조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상근 근무하며 필요한 곳(공장)이 세무, 회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봉제산업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방법도 언급했다.
박 시장은 오토바이 주차장, 신용보증 대출 지원 확대 등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부서와 서울디자인재단 협조하에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은 “종로구 봉제공장 집적지에만 1640개 업체가 밀집해 5219명이 종사하고 있다”며 ▶아파트형 공장 설립 ▶교육과 현장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한 교육체계 및 근로환경 개선 등을 건의했다.
아파트형 공장의 경우 박 시장은 “기존의 건물주 반발 또는 (봉제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생태계를 깰 가능성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도시계획에 반영해 봉제진흥지구로 지정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이(異)업종이 들어오는 것을 억제하고 봉제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는 방법도 찾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시로부터 ‘창신동 산업자원 관광화 연구’ 사업을 진행중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는 창신동을 중심으로 봉제거리 및 봉제박물관 설립, 관광객들 체험시설 마련 등 그동안 연구 성과에 대해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배후에 창신동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며 “DDP에서 원단·한복이 있는 광장시장, 창신동이 연계되도록 하는 관광상품을 발굴하자”고 했다. 단순 관광을 넘어 스토리 텔링을 접목하고 (봉제)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 연계된 문화를 개발해 세계적인 관광단지로 끌어 올린다는 복안이다.
그는 “공장이 빠지고 외부 판매시설만 흥하는 문제는 경계해야 한다”며 “창신동은 봉제 공장이 기반이므로 생산을 보고 물건을 사도록 해 양자가 상호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조례화해서 일반 상업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도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