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봉제산업 중국에 종속되는 상황 우려”

업계차원의 관심과 노력 절실

2014-10-16     정기창 기자

왕피왕과기유한공사는 한국 의류의 유통단계를 제거해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보따리상 중심의 샘플구매에 그치고 있는 對中 한국의류산업을 정상적인 유통경로에 올려 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왕피왕의 곽우 회장은 2004년 설립돼 중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절강상공인회 전국이사회’ 멤버(서열 2위)로 IT·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투자자이자 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에니원F&C(대표 봉종복)는 코리아드림엡스(KOREA DREAM APPS)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 점유율 1위의 프랑스 프리미엄 시럽 브랜드인 1883코리아와 커피 관련 사업체인 KCS 등 계열사를 갖고 있다. 명보아트홀을 소유해 공연 및 이벤트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에니원F&C에 따르면 왕피왕은 동대문 일대 봉제공장에서 생산된 의류의 가격 경쟁력을 파악하기 위해 자사의 온라인 도매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중국의 온라인 도매 의류 가격이 동대문 소매상가 의류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나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전과 달리 정식 통관을 통해 한국 의류가 중국 내수 시장에 합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수출 및 유통 채널에 대한 변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왕피왕측은 “동대문으로 대표되는 한국의류와 관련해 내막을 들여다 보면 한국산 의류 대부분은 중국 광동성이나 절강성의 군소 중국업체들이 디자인만을 카피해 저급 원단으로 만든 가짜 상품들이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제대로 된 한국 의류를 공급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지난 11일 사업 설명회를 주최한 서울봉제산업협회 차경남 회장은 “한국 브랜드사들이 국내 봉제공장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동대문 소매 시장에 이어 봉제 기반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 봉제 산업이 자칫하면 중국에 종속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차 회장은 “수출에 종사하는 의류 벤더기업들이 값싼 임금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 브랜드사들이 국내 봉제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