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기후 변화 대응력 키우기 ‘화두’

예측 불가능한 날씨…판촉·기획 적중 떨어져

2014-11-01     나지현 기자

지구 온난화에 따른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가 지속되면서 전 산업에 걸쳐 피해규모가 급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패션업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10월 중반까지 부진한 실적이 지속됐다. 통상 패션계 비수기는 시즌 공백기인 2월과 8월로 전망하지만 올해는 10월 중순이 지나도 8·9월과 비교해 부진한 상황이 이어졌다.

불경기 영향도 있겠지만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소비자와 패션업체 모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0월8일 절기 중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가 지났음에도 한 낮 20도가 넘는 더위가 지속되는가 하면 가을비가 내린 후 수온주가 뚝 떨어져 초겨울 날씨라고 할 만큼 쌀쌀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영향으로 의류 매장 분위기도 예측불허다.

짧은 간절기로 여름과 겨울을 메인 시즌으로 물량과 판촉에 올인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대부분 봄과 가을 물량은 축소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다. 더군다나 올 여름 단품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SPA와 온라인 브랜드들의 강세로 일찍부터 업계가 시즌 오프에 들어가면서 7월부터 정상 판매가 어려웠던 의류 매장들은 F/W 신상품 판매로 부진 메우기를 학수고대했다.

하지만 10월 중반에 이르러서도 높은 기온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아우터 판매가 활기를 찾지 못하고 계절적 비수기가 이어졌다.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여름 시즌 오프는 당겨지고 간절기 물량은 줄여 3분기까지 힘들게 버텼다. 본격적인 가을 판매에 돌입한 10월부터 소비가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실상 고객이 들어오면 현 날씨에 마땅히 제안할 제품이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의 예고로 찬바람만 불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면서 고객들의 충동구매가 줄고 구매를 미루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브랜드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온타임 구매 성향이 강해지면서 계절에 적절한 판촉과 신상품 출고가 매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비용은 소모되나 판매 효과가 떨어지는 판촉이나 마케팅이 진행되고 기획 및 판매 적중률도 떨어지면서 소비 전망을 예측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