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財테크 千字 포커스] 유태인은 ‘푸어족’을 어떻게 생각할까?

2014-11-12     박용희

하우스 푸어, 전세푸어, 워킹푸어, 샐러리 푸어, 베이비 푸어, 실버푸어. 온갖 푸어족들로 가득한, 이른바 ‘푸어(poor)시대’에 이를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돈 버는 사람은 모으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모으는 사람은 관리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에, 푸어족을 탈출하는 3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소득을 높여라. 둘째, 나가는 지출을 철저히 통제하라. 셋째, 들어온 돈의 수익률을 높여라! 위의 모든 원칙을 병행하면 최상이겠지만, 한가지만 제대로 시작하더라도 눈에 띄는 원활한 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어떤가.

“모든 게 오르는데 월급만 제자리”라는 자조섞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생활비, 교육비 등 이것저것 떼면 몇 푼 손에 쥐는 것도 없어 어떻게 굴려야 할 지 난감하다는 것이 ‘푸어족’들의 하소연이다. ‘자산 관리’란 항상 쪼들리는 일반 서민에게는 정말 큰 의미가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그렇지 않다.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자산 관리다. 자산 관리의 핵심은 액수가 아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에 있다. ‘부자이기 때문에 자산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자산 관리를 했기 때문에 부자가 된 것’이라 생각하는 게 더 정확하다.

유대인들은 ‘바르미츠바’ 혹은 ‘바트미츠바’란 독특한 전통을 대물림하고 있다. 히브리어로 ‘바르’(bar)는 ‘아들’을, ‘바트’(bat)는 ‘딸’을 의미하는 단어로, 풀이하면 ‘율법의 아들(딸)이 되었다’는 뜻이 된다.

유대교 율법에 따르면 남자의 경우 13세, 여자의 경우 12세가 되면 각자의 행동에 책임을 질 나이가 된다고 여기며, 이에 성년 의례를 행하고 이들이 ‘바르미츠바(BarMitzbah)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 날, 부모와 하객들은 성경책과 손목시계, 축의금을 선물한다. 성경은 종교적으로 신실한 인간이 되라는 의미고, 시계는 시간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기라는 뜻이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의미는 축의금인데 그 중요성만큼 규모가 상당해, 중산층의 경우 쉽게 5000만원을 넘긴다. 이 돈은 고스란히 은행에 들어가 부모와 자녀가 함께 관리해, 학업을 마칠 때쯤이면 1억을 넘기는 사례도 생긴다. 부모 품을 떠나는 명목상 독립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완벽한 홀로서기를 가능케 해주는 종잣돈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스타벅스CEO ‘하워드슐츠’, 영화감독 ‘스티븐스필버그’, 과학자 ‘아인슈타인’,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패션디자이너 ‘랄프로렌’ 같은 걸출한 인물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 할 만하다. 국가도 없이 전세계 흩어져 사는 민족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의 출발은 이런 작은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부의 많고 적음을 떠나 출생부터 시작하는 지속적인 돈관리 시스템이야말로 각종 푸어족에서 해방되는 대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