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패션디자인 협력 물꼬 텄다

中 청도 ‘지모’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MOU 체결

2014-11-29     이영희 기자

중국 산동성내 대표적 의류봉제도시로 손꼽히는 청도 ‘지모(卽墨)’시가 디자인 역량을 배가해 인프라가 집약된 전문 요충지로 거듭나려는 ‘절실’한 시도에 집중하고 있다. 거대한 OEM생산수출기지에서 디자인력강화를 통한 ODM수출로 시스템을 전환하고 글로벌경쟁력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자각을 하고 있다.

지모시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면서 아시아패션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패션계와 MOU체결을 통해 효과적인 협력사업을 희망하고 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선진형 인프라를 갖춘 전문 디자인개발, 생산요충지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수립해 두고 있다.

지모시 인민정부 정덕연 시장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이상봉 회장과 신장경 부회장, 곽현주, 고태용, 이청청 디자이너, 라온누리 유인호 회장, 에볼루션 이성진 대표, 본지 기자를 직접 초청해 ‘한·중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설명회와 산업시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11월 22일 지모에 도착한 이상봉 회장 일행을 정덕연 시장과 송명명 부시장, 유건국 산동성 방직복장협회 회장, 왕묘부회장, 공도 산동성정부 주한경제무역대표처 처장, 우의 지모시상무국국장, 임일평 지모시공업과정보화국 국장이 직접 맞이했다.

이날 도착과 함께 정덕연 지모시인민정부 시장이 직접 이상봉 회장과 면담을 나눴다. 정덕연 시장은 “한국에서 서울컬렉션을 보고 디자이너연합회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한국, 산동성복장협회, 지모시가 적극 협조해 원활한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환영인사를 했다. 현재 지모에는 1000여개의 복장가공기업이 있으며 물류센터와 공장 등이 지속적으로 입주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상봉 회장도 “앞으로 한국과 지모시, 산동성복장협회와 발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제 시작이지만 최근 싱가폴, 인도네시아와도 교류한 만큼 지모시와도 원활한 협조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유건국 산동성 방직복장협회 회장은 “한국의 패션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을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며 “지모의 복장사업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만큼 중국복장협회와 산동성 협회 등이 모두 지모의 발전에 기여하고 자 하며 그동안 산동성을 포함 많은 전문디자이너들이 방문했었다”고 말해 지모의 디자인역량을 키우기위해 정부와 기관, 단체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중협력사업의 매니지먼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유인호 라온누리 회장도 “여러가지 분야의 한중협력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섬유, 패션이야 말로 협력에 있어 효과적인 부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연합회는 한국 디자이너의 95%가 회원으로 등록돼 활약하고 있는만큼 지모에 맞는 원활한 교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봉 회장도 “지모시 정 시장의 생각과 행동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산동성전체가 생각해 내지 못한 디자인인프라의 중요성을 감지하고 과감하게 초청하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신뢰를 표명했다.


지모시는 대외 무역 수출입기업이 1126개가 있으며 수출업체가 1028곳에 달한다. 그 가운데 수출액 1000만달러 이상의 업체가 67개가 있는데 제품은 주로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러시아 호주 등 150개 나라와 지역으로 수출된다. 지모 방직복장수출 업그레이드 시범 단지는 중국에서 59개 국가급 수출업그레이드 시범 단지중 하나다.

지모시는 그동안 OEM생산수출로 유럽은 물론 자라, 유니클로, H&M 등 글로벌SPA브랜드 등을 생산하는 거대 생산요충지였지만 현지 임금상승과 디자인력 부족에 따라 지금껏 누려왔던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자각과 동시에 ‘디자인인프라’구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지모는 한국의 창작디자인스튜디오와 신진육성프로그램 등을 벤치마킹해 ‘지모상품브랜드변화중심’ 센터를 최근 완공했다. 이 센터는 지모의 관련회사와 디자이너, 관계사가 입주해 있으며 품평회장,교육장, 샘플시설, 원단전시실,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원단전시실에는 2만 여가지의 원단이 품목별로 전시돼 있으며 원할 경우 검색을 통해 찾아서 샘플작업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뒀다.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희망할 경우 무료입주와 시설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23일 이상봉회장을 비롯한 한국대표단은 이 센터에서 임일평 국장으로부터 안내를 받고 현지 디자이너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임국장은 “지모시는 중국 최대복장기지이나 가공이 많고 OEM에서 ODM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큰 과제로 삼고 있다. 가공에서 브랜드화, 나아가 디자인경쟁력까지를 획득하기 위해 센터를 짓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센터에는 250기업이 입주했고 디자인에서 기업서비스업체, 디자인을 연구하고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에게까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디자이너와 대학생은 모든 시설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을 정도로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상봉 회장은 “한국도 예전엔 수출을 할수 있게 섬유와 봉제부분에 지원해 왔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모는 제조와 생산기반이 잘 돼 있으니 이제 한, 중 디자이너간 디자인교류가 원활하다면 발전가능성이 있으리라 본다”고 현지 디자이너들을 독려했다. 14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의 도시 지모가 디자인육성에 대한 노력이 따라준다면 금방 발전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복종별 유명생산라인을 돌아본 뒤 지파그룹의 비즈니스센터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지파그룹은 가발에서 시작, 연매출 1조 7000억원이 넘는 복장생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 사례다.

한국과 중국은 디자인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디자인교류를 위해 향후 세부사항에 상호 협조할 것과 브랜드변화중심센터 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사무실 활용 및 내년에 지모에서 개최될 패션페스티벌 참가등 큰 카테고리에서 1차 협약서에 싸인을 했다. 이상봉 회장은 “앞으로 상호발전을 목표로 세부사항을 조율해 나가며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발전해 나갈수 있는 계기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