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터치] 주태진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패션디자인개발 본부장 - 2013년 한국 패션시장 무엇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2014-12-04     편집부

패션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적 변화의 요구로 한국 패션 시장은 그 동안 당연시되었던 성장기를 마감하고 선진 구조의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최근 패션 마켓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 때문이라기보다 시장 포화로 인한 경쟁 격화와 패션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환경의 변화, 소비자의 변화가 패션 비즈니스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국내 패션 마케터들에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큰 변화이다. 제품의 품질이나 디자인, 가격 모두 이전보다 더욱 좋은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불평을 하고 매출은 신장하지 않으며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답답해진 마케터들은 경기에 모든 탓을 돌린다. 그것만이 가장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국 패션 시장은 변했다
적당한 품질과 적당한 이윤, 단순한 유통망과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똑같은 업무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대다수 패션 기업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이유는 경기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대부분의 마케터들이 변화하는 상황을 모른다기 보다 변화와 그것이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다.

패션시장 전체 규모의 정체 속에 부문 간의 성장 불균형으로 풍선효과 확대가 심화 되었으며, 특정 고성장군인 SPA, 아웃도어, 잡화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부문의 최근 3년간 패션업계 체감 성장률은 2.8%이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복종간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전통적인 동일 복종 내 경쟁 구조가 무너지고, 스포츠 부문시장이 전체 패션의류시장의 67%를 차지하면서 규모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리고 나만의 사치가 가장 용이한 패션잡화 부문은 소비의 다양화, 고급화, 보편화 추세 확산으로 패션 시장의 주요 부문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남성복은 남성 캐릭터캐주얼이 남성정장 부문을, 남성 트래디셔널 캐주얼 부문이 남성타운 부문을 흡수, 확장하고 있고 여성복 정장부문의 약세 속에 여성 캐릭터 캐주얼 부문은 SPA캐주얼 부문에, 어덜트 캐주얼 부문은 아웃도어 부문의 공략에 집중 노출되고 있다.

캐주얼 SPA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가격기반 볼륨캐주얼 부문 급락세의 상반된 추세가 지속되면서 가격 양극화 또한 심화되고 있으며 주로 중간가격대에 포진한 국내 브랜드들의 경쟁력, 영향력 약화로 중간가격대 시장이 2005년 대비 63% 축소로 나타나고 있다.

동일 복종내 경쟁구조 무너지고 스포츠 부문이 성장 주도
특히 해외 브랜드의 보편화로 이제 우리나라 패션시장은 완전 개방시장 단계에 진입했으며, 해외 브랜드의 확장은 명품과 뉴럭셔리 시장부문 뿐만 아니라 SPA를 비롯한 저가, 중저가 시장에서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국내 브랜드의 성장 잠재력의 지속적인 저하가 우려된다.

소비 또한 인구구조 변화 및 경제력과 패션소비 학습이 충분히 된 중장년 패션소비 New adult 세대의 등장으로 중장년 소비시대로 패션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어 뉴럭셔리형 해외브랜드와 남성 트래디셔널 캐주얼, 아웃도어 등 상대적 프리미엄 가격대 부문시장의 호조세가 보이고 있다.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기존 소비시장에 만족하지 못한 중·장년층이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가꾸기 위한 상품을 찾는 소비패턴은 중년층의 자아 실현에 대한 욕구가 증대됨에 따라 자신의 품격 및 관심사에 걸맞는 상품 소비를 위해서는 기꺼이 프리미엄 제품이나 전문가용 제품도 구입하며, 기존 명품 소비의 근원인 ‘과시욕구’와는 근본적 차이가 있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신에 대한 투자이다. 왕성한 구매력 이외에 중·장년층 소비자들은 브랜드 로열티가 높다는 점도 패션 업체들의 주목을 끄는 요인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