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련 회장 후보群 “경선, 피할수 없는 수순”
“강한 섬유산업 만들자” ‘화합과 상생’ 화두 출사표 개성공단 운영에 큰 관심
아직까지 업계의 시각은 스트림간 협력과 화합을 위해 단일화 후보 추대가 필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인물보다 명분에 비중을 두고 회장을 추대해 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인물 평가와 더불어 향후 한국 섬유업계를 이끌어갈 비전을 제시하는 경선방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시키고 있다. 차기 섬산련 회장에 출마한 후보들 역시 현재 상황이면 “경선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했다.
본지는 경선을 대전제로 차기 회장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섬산련 회장으로서 향후 한국섬유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상태 성안그룹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은 답변을 보내왔으나 김웅기 세아상역 회장은 당초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에서 최종적으로 공식 답변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왔다.
김웅기 회장을 제외한 3후보의 정책을 관통하는 공통 주제는 ‘화합과 상생’이었다. 박상태 회장은 ‘화합과 상생의 섬유단체, 더 강한 섬유산업’을 화두로 정통뿌리산업에서 패션산업까지 스트림간 상생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창조형 섬유산업 패러다임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병오 회장은 면방, 화섬, 직편물, 염색가공, 의류패션 등 스트림간 상호 이해와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으로 보여 온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를 발휘해 업계 상생경영에도 앞장서겠다는 얘기다.
염태순 회장은 방적·방직 등 전방산업(Upstream)과 패션·유통 등 후방산업(Downstream)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조화로운 협력으로 전략적 상생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각 후보들은 작년 큰 혼란과 파란을 몰고왔던 개성공단 운영에 대한 의견을 밝혀 관심을 모은다. 현재 회장 후보자들 중 개성공단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 사람은 박상태 회장이다. 그는 “개성공단 (개발)은 무조건 밀고나갈 생각”이라고 할만큼 개성공단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박 회장은 “땅과 건물을 정부에서 대주고 우리는 사용료로 이자를 내면 자금부담이 덜해 직물, 염색 등 장치산업도 들어갈 수 있다”며 “지금 남북관계가 안좋다는 얘기는 하지 말자. 나중을 위해 미리 준비해 놓자는 얘기다”라고 설명했다.
최병오 회장은 작년 12월 한국의류산업협회 42명의 회원들과 개성공단을 방문, 오더수주 상담회를 개최했다. 그는 “해외 소싱을 활용할 수 있음에도 (국내 생산을 통해) 그동안 국내 관련 업계 발전 및 개성공단 활성화에 노력해 왔다”며 “회장으로서 업계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섬산련 장학사업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업계 차원의 정성을 모아 섬유패션의 미래를 창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추진중인 섬산련 장학사업을 잘 계승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상태 회장은 현재 섬유산업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해 관심을 모았다. 박 회장 “한국 섬유산업은 한 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위기 국면”이라며 “생산현장은 인력 고갈로 기계가 멈춰 거미줄 칠 날이 얼마 남지 않을 정도로 고민과 시련이 깊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장 눈앞에 큰 파고로 다가온 한·중 FTA는 큰 사례가 된다”며 “앞으로 10년은 한국섬유패션산업의 명운을 가르는 절박한 시기라는 전제 아래, 섬유산업의 집도의가 돼 환부를 도려내고 정상체질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최병오 회장은 “친화력과 리더십을 앞세워 ‘1평 매장을 1조원 규모 기업으로 키운’ 기업가 정신으로 국내 산업 활성화와 단체장들 및 업계 관계자들과의 화합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염태순 회장은 “전·후방산업의 강화와 더불어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국내 브랜드를 키워 전환기를 맞은 섬유패션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