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회 ‘봉제산업 연계된 첫 민간 협업 사업’ 모델 주목
여성봉제새로일하기 센터, 취약계층 여성 일자리와 고용유지
지난 8일 개소식을 가진 ‘여성봉제새로일하기센터(이하 봉제새일센터)’는 여러가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민간 협업으로 여성 고용을 지원하는 첫 사업일뿐만 아니라 이 사업이 봉제산업과 연계됐다는 점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여성가족부 김민아 경력단절여성지원 과장은 “취약 여성에 대해 일자리와 연계하는 첫 민간 협력 사업이라는 점에서 국회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여성 정책과 관련된) 정부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시사점을 던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성부는 전국에 120개 ‘새로일하기센터’를 운영중이나 봉제새일센터는 취약계층 여성 일자리와 고용유지·민간이 자본을 대고 이를 봉제산업과 연계시킨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봉제새일센터는 앞으로 봉제엔지니어 양성훈련, 사업체 환경 개선, 사후관리사업 등을 통해 봉제업에 종사하는 취약계층 여성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을 유지하는데 전념하게 된다. 사업장 당 150만원 한도에서 화장실 양변기 교체 같은 근로 환경 개선 자금도 지원한다.
이미 여성쉼터에서 생활하는 10여명의 취약계층 여성이 동대문 일대 봉제공장 10여곳에 취업해 자립할 수 있는 생활기반을 마련했고 매년 지원 대상을 늘려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종로구 창신동 봉제새일센터 개소식에는 조윤선 장관을 비롯,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와 본지 김시중 회장 등 1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기창 기자 kcjung100@ayzau.com
/사진=강재진 기자 flykjj@ayzau.com
정부 아닌 사회기부로 만들어진 첫번째 사례
‘사업주·취업여성’ 돕는 직접비 지원
서울봉제산업협회 차경남 회장
-봉제새일센터는 취약계층 여성봉제인력을 배출하게 된다. 기존 사업들과 차이점은
▶이곳은 정부 특화지정 1호 센터다. (봉제)전문 분야에서 정부가 아닌 사회기부로 만들어진 첫번째 사례다. 특히 사업주와 취업 여성을 지원하는 직접비가 있어 부담을 덜어주는 길을 마련했다.
봉제새일센터를 통해 취업하면 사업주는 향후 5개월간 취업자 1인당 매월 30만원, 취업자는 10만원의 안정 자금을 받게 된다. 또 3개월 동안 4대 보험료 비용도 지원받는다.
-이런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교육을 이수해도 취업자들은 취업한 공장 일에 숙련되는데 보통 5개월은 걸린다. 그동안 사업주는 비용 리스크를 안게 된다. 교육도 중요하지만 소공인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특히 다문화 취약 계층은 일하는데 제약이 많아 취업이 어렵다. 야근은 물론 공휴일이나 토요일 같은 휴일 근무도 할 수 없는 제약들이 있다. 예를 들어 쉼터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은 자녀를 돌보고 그 곳 규정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한달에 일할 수 있는 날짜가 18~20일밖에 안된다.
평일 근무도 9시~6시 근무를 지켜줘야 한다. 당연히 공장이 갖는 부담이 크게 마련이다. 지금 10여명이 취업했는데 이런 제약들 때문에 봉제 공장들도 부담을 감수하고 취약계층 여성을 지원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참여했다.
-서울봉제산업협회가 출범한지 1년이 됐다. 올해 사업 계획은
▶올해는 봉제조각 자원 재활용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많은 봉제 공장들이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구체적인 사업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봉제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정책 건의도 이뤄질 것이다. 공장이 잘 되려면 일감과 사람이 필요하다. 소공인은 일감만 있으면 어떻게든 사람을 구해 쓰게 된다. 그러나 일감은 개인 노력으로 안된다. 정부차원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나 공공기관 의복(단체복)은 충분히 국내 중소 봉제공장에 줄 수 있는데 해외에서 생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줘야 한다.
섬유산업연계 첫 시금석 사업
봉제새일센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시너지 효과 기대
여성가족부 박현숙 여성정책국장
-새일센터 출범의 의의는
▶현재 여성부는 출산휴가 및 경력단절여성 취업사업,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전국에 120개의 ‘새로일하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양적확대와 더불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봉제새일센터는 섬유부문에서는 첫 시금석이 되는 사업이다. 민간협업으로 여성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처음이다.
-봉제새일센터는 향후 5년간 디아지오코리아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이후 민간 재원이 고갈되면 정부사업으로 확대될 수 있나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5년간 운영해 성과가 있으면 정부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여성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업이므로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같은 중앙정부나 서울시 등 지자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봉제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봉제는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매우 유망한 산업인데.
▶봉제새일센터는 정부의 실무형 봉제인력 키우기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얼마전 고용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봉제인력 수급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분야에서 여성인력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면 이는 여성부의 정책과도 맞는 방향이다. 향후 산업통상자원부와 인력 양성, 교육 등 관련 분야를 협의하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본다. 산업부 내 관련 부서와 함께 미팅하고 협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