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비버와 비버 직물(Beaver cloth)

2015-02-07     편집부

비버와 비버 직물(Beaver cloth)
지난번 부산 낙동강에 정착한 뉴트리아를 설명하다 보니까 비버와는 어떻게 다르냐? 하는 문제가 제기돼 부득이 비버 이야기를 잠깐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할듯하다. 비버란 동물은 냇물이나 호수에 살면서 물의 흐름을 막아 작은 댐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설치류 비버과의 동물이다. 물과 뭍에서 사는데 원래의 서식지는 알라스카, 캐나다, 미국 등으로 모피가 주로 채집되던 곳이다.

비버의 털은 부드러운 면모가 밀생하고 자모는 털이 길고 광택이 있으며 단단하기 때문에 내구력이 좋은 모피가 된다. 모피로 사용할 때는 자모를 발모하거나 전모하여 모피를 만든다. 이 비버 모피의 값이 만만치 않았다.

그림으로만 보면 비버도 뉴트리아 처럼 쥐같이 생겼다고 보이지만 뉴트리아 보다 1.5배나 더 크고 몸무게도 3-4배 더 무거워 뉴트리아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으나 이 비버의 모피가 하도 유명하니까 비버 모피와 비슷하게 만든 직물을 비버 직물이라고 한다. 비버 모피에 대한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비버 직물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비버란 어원은 인도 유럽의 고어인 ‘bhi-,bher-=밝은, 갈색’에서 ‘bhibhru-, bhebhru-=갈색의 동물’에서 고대 게르만 어인 ‘beruz’를 거처 고대 영어시대에 beaver로 자리를 굳혔다.
비버 직물은 굵은 메리노 양모를 사용한 1/6~1/16 Nm정도의 방모 단사를 경사와 위사를 사용, 주자조직이나 능조직, 또는 위 이중직으로 제직 한 후에 60~70% 정도로 축융하고 강하게 기모한다. 그리고 전모(剪毛), 브럿싱(Brushing)하고 다시 스티밍(Steaming) 한 다음 직물 표면의 모우(毛羽)를 한쪽 방향으로 프레스해 눕혀주면 광택이 나는 부드러운 모직물이 된다.

모우의 길이는 멜톤(Melton)이나 커지(Kersey)직물 보다 길며 대단히 부드러우면서도 촉감이 유연한 두꺼운 모직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공을 비버 가공(Beaver finish)이라고 하는데 때로는 드레스 가공(Dress faced finish), 도스킨 가공(Doeskin finish) 또는 페이스 가공(Face finish)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가공을 하면 지조직이 치밀해져서 표면에서는 직물의 조직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직물이 마치 비버의 모피와 같은 외관의 직물이 된다고 해서 비버 직물이라고 한다.

이 가공법은 방모직물 가공법으로는 가장 고급 방식으로 멋있는 제품이 된다. 색상은 검정색, 청감색과 다갈색 등이 보통이나 멜란지(Melange) 색상으로 염색하기도 한다. 용도는 여성용 코트지, 모닝코트, 모자 감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면으로 이와 비슷하게 만든 직물은 작업복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