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 활용전략 포럼
외국인력 확대 공급해달라…현장의 절실한 목소리
인력난과 내국인 고용창출, 두 마리 토끼 다잡는다
지난 4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제조업 인력난 이대로 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포럼이 개최돼,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섬유패션산업의 외국인력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사진 좌 : 경기섬유산업협회 정명효 회장, 한국노총 정문주 본부장, 전국서유유통노련 김우갑 부위원장, 한국노총 이정식 중앙연구원장, 연세대 경영하과 이지만 교수, 노사발전재단 김성진 본부장, 고용노동부 최기동 국제협력관>
이완영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가 주관한 이번 포럼은 국회의원, 섬유패션업계 및 관련기관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패널 발제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가장 중점으로 다뤄진 주제는 ▲외국인력 공급 확대 ▲노동생산성 대비 최저임금 차등적용 ▲외국인력에 대한 국내 노동계의 공감대 확산 이었다.
외국인력 쿼터 확대에 대해 업계는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 제조업의 외국인력 도입규모는 3만 6950명으로 작년보다는 약 1만 명, 2008년과 비교해 50%이상 축소됐다. 이에 전국섬유·유통조합의 김우갑 사무처장은 2015년 제조업 전체 외국인력 쿼터를 최소한 2008년 수준인 8만 명 이상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덧붙여 50인 미만 공장까지는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을 1:1까지 확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법적허용인원에 따르면 5인 이하 공장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1:1로 가능하나 그 이상의 사업장 규모에서는 이들 비율의 불균형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신물산의 조창섭 대표는 “경기도 양주에 2000평 규모의 건물이 인력이 없어 10년 넘게 방치중”이라며 “쿼터를 묶지 말고 최대한 완화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지급도 주요사안이었다.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내국인 근로자의 약 70%. 때문에 현재 내·외국인 모두 같은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현실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그렇지 않아도 내국인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것을 꺼려하는데 외국인 근로자와 같은 대우를 해준다고 하면 더욱 부정적 시각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는 젊고 훌륭한 인재유치 실패와 동시에 생산요소에 과도한 투입비용이 지출돼 섬유업계를 더욱 극난으로 몰아갈 수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이지만 교수는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나라에 와서 모든 숙식을 제공받는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이 최저임금에 숙식비를 포함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해 우리도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해야한다”며, “생산성 차이가 있는 외국인력에 대한 최저임금 조정으로 국내 인력에 대한 역차별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최저임금의 유연화를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한 경기섬유산업연합회 정명효 회장은 “현실과 유리된 법제도로 인해 불법과 편법으로 업체들이 인력난을 개선하려 한다. 불법고용이 발각되면 책임은 업주들에게만 묻고, 외국인 근로자가 이를 악용하는 경우까지 있어 업체가 진퇴양난에 빠지는 것 아닌가”라며 섬유산업 현장의 실태를 언급했다.
토론이 끝난 뒤 삼일방의 노현호 대표이사는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가르쳐 생산에 기여할 수준으로 만드는데 최소 2년이 소요된다. 공들여 가르쳐 놓으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고용주 입장에서는 허무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포럼에서 주목할 점은 외국인력에 대한 국내 노동계의 긍정적 태도 변화다. 이전 노동계는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인식 때문에 외국인력 확대에 부정적이었다.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의 오영봉 위원장은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유연화 및 외국인력 확대를 주장하며, 외국인력은 내국인력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는 시각으로 고용창출을 위한 시발점을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노동계를 대변하는 그의 언급은 그만큼 섬유패션 제조업계의 인력난 심각성을 반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섬유패션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산업임에도 불구, 생산현장에서 일할 근로자가 없어 고용창출의 파급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생산시설이 가동돼야 관리직, 판매, 유통업 등 내국인에 대한 고용의 연쇄적 승수효과가 일어나는데 그 첫 단추부터 꿰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 행사를 주최한 이완영 국회의원은 “섬유업계는 사람이 모자라고, 고학력을 가진 자발적 실업자들은 넘쳐나는 ‘인력난 미스매칭’의 시대”라며 “현재 송출되고 있는 15개국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해 북한 인력을 들여와서라도 일자리를 제공하면 섬유업계 인력난을 해결할 뿐 아니라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수단도 될 것”이라며 새로운 제안을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