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 재활용 제도 개선시 고려돼야 할 점] 비닐 용기 제작은 낭비, 기존 마대 활용 가능

원단 재활용품 수거 절차 줄여 비용 절감 필요

2015-02-17     정기창 기자

이번 규제개혁 개선은 본지와 경기섬산련, 서울봉제산업협회가 추진하는 ‘섬유 봉제 및 원단 순환재활용 캠페인’이 얼마나 시급한 사안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이번 규제개혁은 일부 사안에 있어 일선 현장 봉제공장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아 향후 제도 개선시 고려돼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첫 번째는 마대자루 제작이다. 현재 서울시는 본지의 ‘순환재활용 캠페인’을 후원하는 동시에 작년부터 각 구청별로 원단 조각 재활용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원단 조각을 종류별로 수거하는 마대 자루를 제작하고 종합재활용 수거 업체를 통해 싼 값에 봉제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 마대는 통상 200리터 용기로 부피가 크고 재질이 튼튼해 종량제 봉투를 사용할 때와 비교해 비용이 두배 이상 절감된다. 그러나 종로구는 재활용 용도의 100리터 짜리 종량제 비닐 봉투를 따로 제작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 경우 종로구나 중앙정부의 보조금 등이 없으면 실질적으로 봉제공장들의 비용 절감 효과는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종로구 박영식 청소행정과장은 “쓰레기 봉투값이 15년 전과 같고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무상 지급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기존의 비닐 재질로 된 100리터 짜리 재활용 봉투를 따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전행정부에서 밝힌 것처럼 무상 지급은 아예 고려 대상에서 빠졌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제도로도 충분히 봉제공장의 비용절감이 가능한데 따로 비닐 용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낭비 요소인 셈이다. 두 번째로 지적되는 사항은 원단 재활용품 수거 방식의 비효율이다. 종로구는 재활용 비닐 용기(봉투) 수거 방식이나 재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기존의 방식대로 관내 쓰레기 수거 업체가 수거하고 이를 다시 재활용 업체로 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재활용품의 수거와 분리가 이중으로 이뤄져 비용이 늘고 절차가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다.

현재 서울시 시범사업은 종합 재활용 수거 업체가 직접 폐원단이 담긴 마대 자루를 수거해 재활용 원단을 선별하고 나머지는 합법적으로 매립, 또는 소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현행대로 하면 수거 및 분리 단계가 줄어들어 효율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중간 유통단계가 많아지면 비용이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 개념이다.

안전행정부는 서울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성북구의 사례를 들어 이 같은 방식의 효율성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성북구는 봉제공장이 200리터 마대 자루에 담아 내놓으면 재활용업체가 수집·운반하고 이를 선별장으로 수송후 재활용 등 처리하는 것으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