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화섬원사 ‘PEF’ 생산 판매 빨간불

화섬업계, 재고 6만t… 레귤러·차별화 막론 증가세

2015-03-14     전상열 기자

후진국 산 POY 수입 ‘봇물’
직·편물류 수출 둔화 ‘엇박자’
경기부진에 원사값 인상 제동


섬유류 간판 폴리에스터 원사(PEF) 생산 판매에 빨간불이 더욱 짙어져 간다. 수출은 거북이걸음 상태에 있지만 수입은 시위를 떠난 화살마냥 빠르게 늘어나면서 화섬업계가 가파른 재고증가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재고 수준을 낮추기 위해 오버홀 생산 감축 등 가동률을 떨어트리는 안간힘에도 증가세가 멈추지 않는다.

폴리에스터 섬유 소재 직·편물류와 PEF 직수출 감소세가 맞물려 나가면서 PEF 재고 증가세가 가파르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 동남아 산 POY 수입이 봇물 터지듯 이뤄지면서 불붙은 데 기름 붓는 상황으로 몰아간다. PEF 재고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만8000t을 나타냈으나 올 3월 중순 현재 6만t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 수준 6만t은 국내 8개 화섬업체 1개월 생산량이다.

2013년 폴리에스터 직물과 편직물 수출은 각각 전년대비 -1.2% 감소한 17억5878만 달러, 0.4% 증가한 40억 달러를 나타냈다. 또 PEF 직수출은 전년대비 -3.2% 줄어든 6억705만 달러에 그쳤다. 원사 원단 모두 수출부진 탓에 PEF 재고증가를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폴리에스터 섬유 소재 직·편물류 수출은 낮은 한자리수 증감률이지만, PEF 재고는 2012년 말 5만t에서 2013년 말 5만8000t으로 치솟았다. 재고 증가율은 무려 16%에 이른다. PEF 직수출 감소세와 POY 수입증가세가 큰 힘을 보탠 결과로 풀이된다.

가파른 재고 증가세는 올 들어서도 멈추지 않았다. 3월 중순 현재 PEF 재고는 6만t을 넘어섰다. 3개월도 채 안돼 지난해 말 대비 3% 증가세다. 그렇지만 PEF 소재 직·편물류 수출전망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PEF 수요를 가로 막는 탓이다.

간판 폴리에스터 섬유 수출전선은 냉기류지만 국내 PEF 수입은 봇물 터진 상황을 맞았다. 2013년 POY 수입량은 전년대비 무려 55.4% 급증한 6만663t에 달했다. POY 수입급증은 DTY 수요와 맞물려 나간다. 지난해 ITY 소재 직·편물류 수출이 선방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국내 가연 ITY 구매에서 값싼 동남아 산 POY를 수입해 가연한 ITY를 많이 사용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큰 변화가 없음을 예고한다. 연초부터 화섬업체들의 원사값 인상에 제동이 걸린 것은 신호탄이다. 화섬업체마다 재고가 늘어나고 값싼 동남아 산 수입사가 널려져 있는 데…. 레귤러든 차별화든 올 PEF 판매전선에 드리운 불길한 징조는 현재로서는 ‘春來不似春’이나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