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언 래더 쇼룸 - 타조다리, 아마존 물고기 등 독특한 피혁들

스토리와 신념이 담긴 브라질 가죽

2015-04-14     이정은

“브라질 가죽에는 스토리가 있어요. 사람들은 브라질 가죽을 보면서 그것의 탄생배경과 과정을 모두 궁금해합니다.”
지난 4일부터 양일간 한남동 파트너스하우스에서 열렸던 “브라질리언 래더 쇼룸 2014”가 성료했다. 이번 행사는 브라질가죽협회(CICB)와 브라질 수출입공사(APEX)의 공동 주최하에 국내최초로 선보인 단독쇼룸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쇼룸에는 5개의 브라질가죽가공업체가 참가해 브라질산 평품 피혁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무엇보다 바이어들의 시선을 끈 것은 브라질 가죽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소재와 텍스처였다. 소의 위, 어류, 타조다리와 같은 흔히 볼 수 없는 소재의 피혁뿐만 아니라 원단을 두 가지 이상 활용해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상이 드러나는 텍스처와 화려한 글리터가 돋보이는 제품들이 전시됐다. 일반적으로 가죽이라고 하면 신발이나 가방소재로 흔히 인식하지만 이번 브라질리언 래더 쇼룸에서는 자동차, 가구, 생활용품, 장식품에도 활용할 수 있는 원단들이 많이 소개됐다.

쇼룸에 참가한 노바캐루의 파울루 아마우리(Paulo Amaury)사장은 “익숙치 않은 가죽소재들에 대해 한국바이어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가방과 슈즈를 만드는데 이러한 독특한 원단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흥미롭게 고민하는 모습이었다”며 “생선 래더의 경우 실제로 아마존 주민들이 먹는 민물고기로 개발한 것이다. 원래는 이들이 먹고 나면 버려지는 생선껍질이었지만 이제는 명품 가죽원단으로 재탄생해 친환경적 요소까지 어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아마존 유역에는 이러한 시장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강 보호와 관련된 일자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참가업체인 로메우쿠로스의 호드리고 사라지오토(Rodrigo Saragiotto) 사장은 “이번 쇼룸 참가를 통해 한국 바이어들에 대한 브라질 래더 고유의 이미지를 생성한 것 같다. 여러 가지 스토리를 갖춘 브라질의 명품 가죽을 계속해서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 브라질 가죽협회 조스 페르난도 벨로(Jose Fernando Bello) 회장 인터뷰
“한국패션시장과 네트워크 구축이 최우선”

-브라질 가죽협회(이하 CICB)가 어떠한 계기로 한국에 진출하게 됐나.
CICB는 한국 패션 시장의 디자인적인 우수함과 퀄리티를 브라질산 피혁과 결부시켜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국에 진출했다. 브라질 피혁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적합한 소재며 한국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양국 간의 협력이 패션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한국의 시장성을 어떤 부분에서 높이 평가하는가.
CICB는 한국 패션 시장이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있으며 강력한 마켓파워를 가졌다고 인식한다. 특히 한국 패션의 강점은 질과 혁신성이다. 또 다양한 특성과 영향력을 가진 시장이기에 브라질 피혁을 크게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 브라질 가죽 협회에서 예측하는 2014년 가죽 트렌드는 무엇인가.
전반적인 세계 시장의 흐름을 보자면 환경 파괴 없는 지속 가능한 생산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혁신적 기술로 생산한 고품질의 친환경 소재다. CICB에서 올해 브라질 피혁생산업계에 기대하는 바도 동일하다. 자랑스럽게도 최근 몇 년간 브라질에서는 이에 대한 활발한 기술 개발과 생산이 이뤄져왔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갖춘 덕분에 브라질이 오늘날 70개국 이상과 거래하는 전 세계 2위의 피혁 수출 국가가 됐다고 본다.

- 브라질 피혁은 ‘가죽의 천연 속성 VS 독특한 디자인’ 중 어느 것에 더 중점을 두는가.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피혁 종류는 천차만별이며 패션 시장에서도 각양각색의 가죽소재를 원하고 있다. 천연 속성을 살린(natural finish) 제품과 독특한 프린트나 텍스처를 입힌 제품 모두 생산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려 한다.

- 브라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죽의 특징이 있는가.
미적인 관점에서의 특징은 브라질 특유의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그대로 담은 패턴에 있다. 창의적인 프린트와 텍스처가 브라질 고유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과 지리적 측면에서는 브라질에서만 생산해낼 수 있는 피라루쿠 가죽을 예로 들수 있다. 피라루쿠 가죽은 아마존 강에서만 서식하는 민물어류로 만든 것으로 기존의 소, 양, 악어, 타조 가죽과는 전혀 다른 어류피혁의 독특함이 담겨 있다. 아마존의 향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피혁이기에 전 세계 가죽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 브라질 가죽만의 차별적 경쟁력은.
환경 파괴 없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브라질은 어떤 국가보다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피혁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하며 이를 위한 연구와 지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아마존 유역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도 포함된다.

CICB에서는 매년 ‘CICB 지속가능성 포럼’을 개최해 국가적으로 피혁제조업을 더욱 친환경적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한다.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세계 피혁 회의(World Leather Congress)’가 개최된바 있다. 이 회의에서도 지속가능한 생산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수준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브라질 가죽이 향후 시장에서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번 쇼룸행사의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CICB에서는 브라질 피혁업계와 한국 패션 시장 간의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이달 초 양일 간 ‘브라질리언 래더 서울 쇼룸 2014’를 개최했다. 행사 기간 동안 브라질 피혁생산업체들이 한국 바이어들을 직접 만나 상담을 진행했다. 한국 바이어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으며 첫날부터 거래와 관련해 구체적 성과가 있었다.

브라질 피혁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 시장을 한층 더 주목하게 됐다. 앞으로 CICB는 다양한 형태로 한국 시장과의 소통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브라질 피혁 및 CICB에 대한 정보를 한국 미디어와 디자이너, 바이어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 브라질리언 래더 쇼룸 참가업체 -

▲제이비에스 쿠로스(JBS Couros)

1953년도에 설립한 가죽가공업체 제이비에스 쿠로스는 브라질 가죽 수출업체 1위이자 세계 가죽 시장의 주요 공급사다. 모기업인 JBS그룹은 세계 최대의 동물성 단백질 가공업체로서 가죽 외에도 소, 돼지, 양, 가금류 등의 육가공품과 유제품들을 생산한다.

제이비에스 쿠로스의 주요 생산품목은 소 가죽이다. 신발, 자동차, 가구, 가죽커버, 가죽공예품에 쓰일 소 가죽을 생산하며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제조공정을 표준화하는 등 품질향상에 주력한다.





▲쿠로스베일(Courovale)
1994년 브라질 남부 리오그란데에 설립된 쿠로스베일은 브라질 내 주요 브랜드와 미국 브랜드에 가죽을 납품하며 아시아에도 공장을 두고 있다. 환경 파괴 없는 지속 가능한 생산에 앞장섰으며 이와 관련, 가죽 산업의 환경보호를 장려하는 LWG(Leather Working Group)에서 금메달을 수여받았다.

쿠로스베일의 주요 생산 품목은 신발 및 잡화용 특수 피혁이다. 엠보싱, 실크스크린, 디지털 프린팅, 메탈릭, 에나멜 등 독특하고 차별화된 마감처리가 특징이다.




▲노바캐루(Nova Kaeru)
90년대 초에 설립된 노바캐루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근교에 위치해있다. 브라질 내 특수 피혁 제조업체 중 매출 규모 최상위권이며 주요 생산 품목은 어류, 타조, 악어 등의 가죽 원단이다. 특히 아마존 강에서만 서식하는 세계 최대 민물어류인 피라루쿠 피혁을 생산해 펜디 등 명품 브랜드에 납품 중이다.

이 피혁으로 노바캐루는 2012년 홍콩피혁박람회에서 최우수 특수피혁제품을 수상한 바 있다. 노바캐루는 악어 가죽을 유연하게 만드는 소프트터치 기술, 세계 최초로 봉제선 없이 가죽을 이어붙이는 심리스 기술을 개발해 뱅어, 연어, 타조다리 피혁 등을 이어붙인 ‘패널’을 생산했다. 또 화학물질인 크롬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 친환경 제혁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로메우 쿠로스(Romeu Couros)
1948년에 설립됐으며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가족 경영 회사다. 미국 및 유럽 전역에 수출하고 있고 오랜 역사만큼이나 가죽에 대한 전통과 자부심이 깊다. 주요 생산품목은 신발, 가방, 벨트 등의 잡화 및 장식용 가죽이다. 특히 한국 바이어들에게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색상별 재고를 상시 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