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봄 실종, 매기 놓쳤다”
“점주 관리능력 중요”
[서울] 길동 사거리는 수많은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촌이 형성돼 있어 특정분야 상권보다는 생활상권으로서의 색깔이 짙다. 음식점, 병원, 카페, 화장품, 패션 브랜드 등이 고루 포진하고 있으며 대로변 말고도 골목 곳곳에 브랜드 대리점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근처 거주민들이 길동 상권을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이곳은 주말과 평일의 유동인구에 큰 편차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요일에 휴점하는 점포들도 늘고 있다. 이 달에 ‘이사베이’ 길동점을 오픈한 박봉자 점주는 ‘크로커다일’, ‘빅토비비’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길동에서만 여성복 브랜드를 10년 넘게 운영해왔다.
그는 “신규 패션 브랜드가 길동 사거리에서 자리 잡으려면 자신만의 노하우나 전략을 가지고 입점해야 할 것이다. 쉽게 이득을 볼 수 있는 상권은 아니다”라며 “요즘 같은 때는 어느 핫한 상권에 가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결국 매출은 점주의 고객 관리 능력에 달려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압구정 로데오 상권은 패션 브랜드들이 가로수길로 많이 이사가고 화장품 브랜드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전만큼 패션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외국 관광객들이 투어코스로 많이 방문한다. 또 근처 거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찾아 관광코스와 생활상권으로서의 역할을 모두 갖춰가고 있다.
“재래시장, 가족단위 고객 많아”
[경기] 광명사거리는 전국 10위 안에 드는 큰 규모의 광명전통시장을 끼고 있어 유동인구가 늘 많은 편이다. ‘올리비아로렌’ 광명점 임오빈 점주는 “구매 고객은 40~50대 위주지만 재래시장 때문에 가족단위 고객이 상당히 많아 요즘은 20대까지 연령대가 내려갔다”며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많기 때문에 외지인보다는 근처 거주민들이 전체 고객의 80~9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중앙상권도 5일장이 서는 날에는 유동인구가 배로 늘어나 매출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 특히 대로변에 입점한 로드샵들은 가족고객이나 무리지어 오는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블루페페 강민수 사장은 “구경고객도 잠재고객이다. 우선 방문 고객이 많아야 매출도 결국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렛 출격, 주말 매출 큰 타격
[충청] 온양 상권은 주변에 퍼스트빌리지, 모다 아울렛이 들어서면서 가두점 상권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주말 판매에 큰 영향을 받는데, 주말에 인구들이 주변의 아울렛 상권으로 이동하다 보니 전체 매출은 작년 대비 역신장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고질적 문제인 주차난 또한 매출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 문제로 인해 쇼핑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아울렛으로 쇼핑인구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
여기에 이상기온 현상으로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 삼중고를 겪고 있다.
온양 상권에서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자켓류의 단가가 높고 현재 재고도 많이 있는 상태인데 날씨가 더워져 자켓류의 판매율이 떨어져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평년 기온으로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더했다.
아웃도어로 재단장
[강원] 강원도 동해 천곡동 상권은 ‘블랙야크’ 매장 옆으로 ‘몽벨’, ‘아이더’, ‘디스커버리’, ‘핑’ 등 4~5개의 아웃도어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재편됐다. 현재, ‘네파’와 ‘휠라 아웃도어’가 5~6월 중 층당 165㎡로 2층 대형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어서 상권의 아웃도어 열풍은 지속될 예정이다.
구매력이 있는 30~50대들이 주 고객층인데다, 요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시티 캐주얼의 형태로 의류를 생산하다 보니 많은 점주들이 아웃도어 브랜드로 업종을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권이 이렇게 분위기를 전환하고 있지만, 매출 기상도는 여전히 어둡다고 전했다.
동해 천곡동 상권의 ‘올포유’ 점주는 현재 가두점 브랜드들의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몇 년째 이어져온 경기 불안정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레 가두점 상권들이 활기를 찾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동해 천곡동의 ‘아이더’ 직원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의 영향으로 반팔 티 등 소재가 가벼운 아이템들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상품 반응 ‘시큰둥’
[경상] 밤낮으로 일교차가 커진 날씨로 의류를 구매하는 패턴에 혼란이 생겼다. 예년과 비교해 봄이 더욱 짧아져 봄 신상품 매출이 예상보다 일어나지 않다는 반응이다. 전년대비 경기는 더욱 위축되는 가운데 의류구매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광복상권은 최근 중심 도로의 높은 임대료 탓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위치이동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자갈치쪽에 위치한 ‘코오롱스포츠’ 매장이 롯데백화점 초입으로 위치하고 그 옆으로 ‘컬럼비아’가 재오픈했다. 최근 ‘ABC마트’가 최대 규모로 리뉴얼 오픈 하면서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반응이다.
상권 내 대리점주는 “본격 더위가 오기전이라 거리에 유동인구는 점차 늘고 있으나 백화점 세일과 맞물려 매기는 신통치 않다. 임대료도 계속 오르나 매출이 따라주지 않아 점점 장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해진영상권은 ‘레노마스포츠’가 최근 40평대 규모로 신규 오픈했다. 기존 ‘폴햄’과 ‘마코’가 퇴점하고 그 자리에 새롭게 들어섰다. 상권 관계자는 “2월까지 매출이 부진하며 심상치 않았으나 3월말을 기점으로 주말, 평일 구분 없이 손님이 붐빈다. 수학여행 등 5월 연휴를 앞두고 나들이복을 구매하기 위한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락가락 날씨 영향에 피해
[전라] 본격적인 나들이 시즌에 돌입하면서 스포츠, 레저, 아동 위주 용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그 외 복종은 아직 적극적인 매기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예년보다 더운 날씨로 반팔 티셔츠, 후드 등 단품 위주 선판매와 간절기 바람막이 아우터 등의 수요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자켓과 이너, 티셔츠와 하의류 등의 착장을 위한 셋업 판매는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나홀로 호황을 누려온 아웃도어의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봄 여름 신상품 판매가 본격화됐지만 지난달부터 판매 추이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른 아웃도어 시장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두 상권 경기는 지속되는 불경기와 선거, 날씨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말 매출 또한 쇼핑보다는 나들이를 위해 외곽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입점 고객이 주춤하다. 이에 판매 동향은 전년 동기간 대비 소폭 감소세 또는 보합 수준이다. 객단가는 전년에 비해 20~30%가량 떨어진 곳이 많았다.
익산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구매 빈도가 줄어들기보다 객단가가 감소하는 것이 문제다”며 “봄 판매가 너무 짧았던데다 여름 판매가 활성화되기에는 이른 감이 있어 판매 비수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