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아문젠(Amunzen) 직물
마치 잘 익은 배의 껍질과 같은 무늬를 나타내는 직물을 이지직(梨地織) 직물이라고 하며 이것은 여러가지 크레이프 직물의 하나다. 이러한 이지직 직물에는 아문젠 외에도 모스 크레이프(Moss crepe), 오트밀 크로스(Oatmeal cloth), 모미 클로스(Momie cloth), 샌드 위브 크레이프(Sand weave crepe), 바레이샤(Barathea) 직물 등 다양한 종류의 이지직 직물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아문젠 직물도 물론 이지직 직물의 하나이고 외관은 모스 크레이프나 샌드 위브 크레이프와 거의 같다. 아문젠 직물은 원래 변화 이지직으로 된 얇은 모직물인데 경사를 소모번수 60~72 Nm 2합사로 하고 위사를 소모번수 52~64 Nm의 단사를 사용하며 밀도는 2.54cm당 경사를 6~78올, 위사는 61-74올을 넣는데 이렇게 만든 소모직물은 직물 바탕의 경·위사가 밸런스가 좋고 촉감이 좋으며 결국 직물 바탕은 배의 표면과 같은 이지직이 돼 잔잔한 요철(凹凸)무늬가 나타나며 소모직물로 어렵다는 날염도 가능해 진다. 그리하여 다채로운 날염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또한 가느다란 경사 방향의 줄무늬를 넣은 것이나 여러 가지 변화를 준 가연사(加撚絲) 를 사용한 격자 무늬로 만든 아문젠 직물도 많다. 또한 밝은 색상의 무지 염색, 선염사를 사용한 격자 무늬의 소모직물을 만들 기도 한다. 얇은 모직물로 상당히 고급 감이 있다.
이 근래에는 면직물로도 아문젠 직물을 많이 만드는데 이 경우에는 경사나 위사를 모두 면사 번수 20~40 Ne의 면사로 하고 직물의 밀도는 경사나 위사 모두 2.54cm당 120올로 만든다.
비스코스 스테이플(SF) 사나 폴리에스터 등 합성섬유 필라멘트 사를 사용해 이 아문젠 직물을 만들기도 하는데 어느 경우나 경사와 위사의 밸런스가 잘 조정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팩트다.
아문젠이란 용어는 직물과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으나 소모직물에는 날염을 할 수 없다고 하던 때에 이 고급스런 소모직물에 날염에 성공해 시장에 상품을 내 놓은 일본 직물업자가 붙인 이름이다. 그 연유인즉, 남극은 정복할 수 없는 곳 이라고 인식 되던 그 지점에 노르웨이 탐험가 로알 아문젠(Roal Amunzen) 일행이 1911년 12월 14일 남극 탐험에 성공, 온 세상이 떠들썩하던 무렵에 불가능하다고 보던 새로운 직물이 나왔다하여 명명하게 되고 그것이 업계에서 그대로 받아 들여져 생겨난 이름이다.
아문젠 직물은 어느 것이나 봄이나 초여름에 주로 여성용 코트나 정장 감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지직은 아니지만 이 아문젠 이후 소모직물에도 몇 가지 날염제품이 나오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에 울 머즐린(wool muslin)이나 울 샤리(wool challis) 제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