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 바로보기] VM과 VMD (1)

2015-07-23     편집부

최근 비주얼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시각상품기획, 이하 VM)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매장의 VM을 통해 그 상품의 가치가 재형성 된다’ 혹은 ‘VM의 시대가 왔다’ 등 적극적 반응을 주변에서 대하곤 한다. VM의 역할이 매출과 연결되고 있다는 현장의 체감지수만큼 VM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거나 문제해결을 찾으려는 노력과 요구도 커지고 있는 것 같다. VM분야에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고무적인 분위기가 솔직히 흐뭇하기도 하고 한편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VM업계에는 아직도 정착 되지 않은 VM과 VMD에 대한 용어문제가 과제로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VMD가 맞느냐 VM이 맞느냐를 놓고 궁금해하고 혹 불편을 겪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이 점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껴왔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비주얼머천다이징의 줄임말은 두 가지다.

VM과 VMD. VM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용어이고, VMD는 일본에서 만들어낸 용어이다. 글로벌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가 어느 쪽을 택해서 사용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겠지만, 안타깝게도 VMD라는 말이 일본인들의 조어이며 국제적으로 소통이 안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처음에는 VMD를 진짜 영어라고 믿고 받아들였지만 유감스럽게도 비상식적인 표기였다. 거기에는 MD라는 함정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빠져들기 쉬웠을 것이다. 우리는 MD를 Merchandise, Merchandising, Merchandiser 등의 약자로 편의상 줄여서 사용해오고 있다. 길다고 느끼는 영어단어를 간단히 줄여서 소통하려는 욕구는 자연스럽다. Presentation을 PT, Display를 DP라고 줄여 부르는 것도 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편의상 사용해 굳어졌다고 하더라도 MD나 PT, DP와 같은 약자들을 다른 말과 복합할 때는 공식용어로 적용할 수 없다. 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각 단어의 첫 영어철자(이니셜)가 그 단어를 대표하면서 약자를 이루는 방식은 이미 세계적으로 상식화 돼 있다. 그래서 Visual Presentation을 (VPT가 아닌) VP로, Visual Merchandising을 (VMD가 아닌) VM으로 줄이는 것은 국제적 소통방식이고, 한국도 물론 그런 상식이 통해 온 사회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상식적인 범주를 벗어난 방법으로 영어철자를 조합시켜 그들만의 소통방법으로 사용하곤 한다. 즉, Merchandising의 M과d를 공식용어처럼 둔갑시켜 VMD라는 일본식 영어약자를 탄생시켰는데, 그것이 국내에 그대로 흘러들어 온 것이다. 일본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인한 언어적 혼란을 끊임없이 감수해야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가 굳이 그들의 VMD라는 말을 고수하겠다고 나서서 국제적인 용어를 배타시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VMD를 VM으로 바꾸는 것 자체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지 습관을 따르느냐, 국제적 원칙을 따르느냐는 의식의 차이일 뿐이다. 유럽의 세계적인 전시회 ‘VM & Display Show’, 유명 시상식 ‘VM & Display Award’, 미국의 ‘VM&SD’ 월간책자, 유명사이트와 단체명 등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일본의 VMD라는 용어를 Visual Merchandising의 약자로 쓰지 않는 상황에서, 대한민국만이 일본식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 나가서도 우리가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현실 또한 안타깝다. 그런 여파로 향후 국가적 불이익이나 오해가 따르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