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신간] “그리운 것은 모두 등 뒤에 있다”

사진작가 원덕희의 따뜻한 삶 속에 용해된 산골풍경

2015-09-03     이영희 기자

경북의성 산골의 사계절이 원덕희작가의 시선을 통해 전해진다.
‘그리운 것은 모두 등 뒤에 있다’는 도시의 생활을 접고 5년전 경북 의성 산골에 터를 잡은 사진작가 원덕희씨의 산골 일기이다. 눈빛출판사에서 새롭게 펴내기 시작한 눈빛 포토에세이 제 1권으로 최근 출간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눠 편집한 원덕희작가의 컬러사진에는 산골에 사는 사진가로서, 일용할 양식을 키우는 텃밭의 농부로서의 일상이 사진과 함께 짧게 표현된 단상에 잘 나타나 있다.

의성의 소박한 사계절과 빛깔 속에는 원작가가 걸어온 추억들과 시간이 있다. 풍경 속에서 회상을 하고 ‘그리운 것들’을 끄집어 낸다. 원덕희 작가는 도시에서 태어났지만 의성의 산골은 훌륭한 치유공간이며 작업실이다. 소소한 주변의 일상들을 따뜻하고 때로는 헛헛한 그리움으로 보여준다. 꾸밈이나 화려한 기법을 배제하고 자신의 삶 속에서 사진을 자연스럽게 용해 시켰다. 원덕희 작가는 시선만큼이나 표현력이 좋다.

눈을 깜빡이듯 고향의 풍경을 옮겨놓은 그의 사진과 함께 숨을 쉬듯 자연스레 묻어나는 지난 세월의 그리움과 회상을 단상으로 이끌어 낸다. 산골의 사계절을 살아가는 농부의 모습, 그것은 가족이 있는 고향을 표현하고 있다.

원덕희 작가는 “이 산골에 들어와 대문 열어 놓고 산지 벌써 여섯해, 살면 살수록 자연에 다가가고 싶으니 그래서 나이 듦에 자연이 된다는 말인가 보다” 라며 자연스레 자연에 동화되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곳에서 만난 것들은 돌아서면 잊기 좋은 짧은 만남이고 돌아서면 기억하기 좋은 오래된 만남”이라고 표현한다.
“그렇게 추억들은 언제나 한 발자국 뒤에서 따라왔다...”는 원덕희 작가.
그래서 “그리운 것은 모두 등 뒤에 있다”고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