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청바지 문화 ‘어제와 오늘’

2015-10-15     김임순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내년 2월 23일까지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인류 공통 ‘문화 요소’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청바지 특별전을 마련, 세계인이 어울리는 문화요소를 찾아내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물질문화를 통해 인류문화의 다양성과 동질성을 찾는 ‘청바지’ 특별전은 이달 15일부터 내년 2015년 2월 23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추진한 세계 청바지 문화 조사·연구·수집의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국내·외 청바지, 청바지 역사·생활문화 자료 등 257건 390점과 갖가지 청바지에 대한 사연이 담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해부터 세계인들의 삶과 문화를 통해 우리 문화의 참모습을 찾아내는 비교민속조사를 수행했다. 시베리아·네팔지역의 샤머니즘 조사, 아시아의 혼례문화 조사에 이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청바지를 주제로 영국·미국·독일·일본·인도 등 해외 현지조사를 병행했다.

매년 18억장이 팔린다는 청바지는 시대와 나라, 민족을 막론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인류 공통의 문화요소가 됐다. 실용성부터 자유와 도전, 저항, 젊음이라는 공통어가 되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청바지는 다양한 자료와 정보, 세계인의 시선을 소개함으로써 청바지를 통해 그 나라와 문화에 대한 이해, 인류의 공통된 마음 등을 표현하고 있다.

청바지는 160여 년 전 미국에서 금광 광부들의 튼튼한 작업복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는 6·25에 참전했던 미군들의 작업복으로 만났다. 60~70년대 후반 청바지는 청춘·저항·자유를 상징했다. 80년대 후에는 도전·창의 등을 거쳐 사람들이 가장 널리 입는 옷이 됐다.

전시와 더불어 청바지를 주제로 한 ‘물질문화 연구와 박물관’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세계적인 인류학자이자, 청바지 조사와 전시에 학술 자문을 담당한 다니엘 밀러(Daniel Miller, 영국 University College London 교수)가 청바지 문화사를 발표한다. 수년간 국내외 청바지 조사를 수행한 국립민속박물관 강경표 학예연구사도 물질문화 현지조사에 대한 견해와 방향을 소개한다.

독일 부텐하임 소재 리바이 스트라우스 박물관장 탄야 로펠트(Tanja Roppelt), 일본 청바지 도시 ‘고지마’의 Japan Blue Group 마나베 히사오 회장, 데님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고 이번 전시에도 3점을 출품한 미국 현대미술가 벤 베넘(Ben Venom)도 참석, 청바지를 주제로 발표를 한다. 특히 일본의 청바지 도시 ‘고지마’의 사례는 국내 지자체의 문화·산업 특성화의 좋은 본보기이다.

청바지의 원조 브랜드이자, 세계 제일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리바이스는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유행한 청바지와 다양한 청바지 홍보물을 보여준다. 재미동포 기업인들이 운영하는 세계적인 프리미엄 진 브랜드인 씨위 진(SIWY DENIM), 허드슨 진(HUDSON JEANS) 및 미국 청바지 브랜드인 에이지 진(AG JEANS)도 이번 전시에 주요 자료를 제공했다. 특히 씨위 진 사장 크리스 박은 전시 연출용 청바지 수 백 벌을 제공했다. 또 이 행사에는 국내외 주요 청바지 업체를 소개, 부각시킨다.

제이앤드제이글로벌(잠뱅이)은 청바지 제작 도구 및 다양한 홍보물을 제공하고 자문에 참여했다. 뱅뱅어패럴, 케이브랜즈(닉스, 겟유즈드 등)도 자문은 물론 우리나라 청바지 문화를 보여주는 1980~90년대의 귀중한 홍보자료를 제공했다. 이번 특별전은 청바지가 단지 ‘옷’이 아니라 ‘문화’를 담고 있는 소재로서 청바지를 통해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동질성을 탐색해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재연은 유명 모델 출신답게 우리나라 청바지 초창기 때 멋쟁이들의 모습, 청바지와 관련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나라 청바지와 패션 역사의 생생한 증언이다.

“60년대 70년대가 통기타 시대에 그런 것들이 유행을 했어. 워커에다가 진바지에다가 아니면 쫄쫄이 바지라 그랬거든. 군인들 바지 물들여 입는거. 거기다가 군인들 휠자켓. 그거 걸치면 멋있는 학생들로 봐줬던 때야. 그러나 거기다가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사람들이 진바지를 입고 휠 자켓을 걸치는게 .... 쎄시봉이 있던 그 시절. 그게 지나오면서 인제 70년대 초가 되어서 진바지와 다른 옷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었고 그리고 맥그리거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컬러의 발견시대가 새롭게 오고 손쉽고 길거리에 진의 물결이 일기 시작 한거야. 야외 나가면 진을 입어야 한다는 것…….”

1971년,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통기타와 청춘 문화의 아이콘 양희은 데뷔 앨범이다. 청바지에 기타를 배경으로 한 재킷 디자인이 파격적이다. 청바지는 청아한 목소리, 통기타와 함께 양희은의 상징이다. 그녀는 청바지가 대학문화이긴 했지만 여학생들에게는 아직도 낯설었다며 “게다가 나는 그 선배들한테 오빠란 소리가 안 나와서 “형!”그랬어요. 그래 나는 청바지 입고 “형”그러니깐 “이건 뭐야? 도깨비 같은 게 맨날 청바지 입고 다니고. 야, 저 뭐야 말괄량이 같은 기집애” 그때만 해도 여자가 바지를 입고 다니면 “뭐야? 저 기집애는?”이었어요. 그런 소리 내내 했어요.”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일 부텐하임, 1829년 2월 26일 청바지 창시자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태어난 집은 현재 박물관이다. 생가는 1687년에 건축, 독일 부텐하임 시가 관리한다. 1940년대부터 각 시대별 특징을 보여주는 청바지 등 약 1,000 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리바이스 청바지와 광고 포스터를 제공했다.

2000년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청바지의 원단 데님은 이제 옷을 넘어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심지어 일본 구라시키 시 고지마 지역은 도시 전체가 청바지로 뒤덮여 일본의 새로운 명소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청바지의 실용정신은 아직도 살아있다.

2013. 벤 베넘(Ben Venom) 작. 청바지 원단 데님을 활용해 만든 작품. 컬트, 신비주의, 신화 등을 주제로 반문화·하위문화·비주류문화·변방문화를 표현한다. 작품세계와 소재는 서로 어울린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품 3점을 출품, 학술세미나 발표자로도 참여한다. 2013.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인도의 칸누르 지방의 남성들은 청바지를 많이 입는다. 그러나 여성이 청바지를 입으면 ‘몸 파는 여자’로 인식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