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디자이너, 中칭다오 지모市 첫 패션쇼 화제

거대 생산집적단지 ‘디자인과 브랜드 중요성’에 눈뜨다

2015-10-31     이영희 기자

최복호·박윤정·서휘진, 하이엔드 고감각 컬렉션 과시
“개발, 생산 시설과 韓디자인 접목하면 시너지 낼 것” 기대감 고조
최복호·장수영, 세미나에서 열강…현지 섬유패션인 사로잡아
서병문(byungmun Seo) 구조적패턴, 이색소재 남성복전시 주목


중국 칭다오의 대표적 의류봉제도시인 지모가 디자인역량을 강화해 OEM에서 ODM 생산단지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절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모에는 1천개가 넘는 봉제공장이 자리잡고 있으며 H&M,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SPA 브랜드를 생산하는 곳에서부터 중국내 1위 니트전문기업은 물론 역사를 자랑하는 수작업 자수공장에 이르기까지 섬유패션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지모는 최근 몇 년간 디자인역량을 강화해 브랜드를 런칭하고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을 향한 고부가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한국디자이너의 역량을 수준 높게 간파하고 있으며 새로운 돌파구 모색의 핵심 열쇠가 돼 줄 것이라 믿고 있다. 지난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와 MOU체결에 이어 9월에 직접 방한, 각 단체와 기업을 방문하고 협력을 요청 한 바 있다.

지난 10월 21,22일 중국 칭다오에서는 칭다오 지모 패션위크가 열렸으며 한국의 최복호, 박윤정 등 중견디자이너와 신진인 서휘진, 서병문이 함께 참가해 전시회와 패션쇼, 세미나를 열어 현지의 뜨거운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모시에는 대외 무역 수출입기업이 1126개가 있으며 수출전문 업체만 1028곳에 달한다. 그 가운데 수출액 1000만 달러 이상의 업체만 67개가 있다. 제품은 주로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러시아, 호주 등 각 국가의 150여개 지역으로 수출된다.

지모는 중국내 59개 방직복장수출육성 단지 중 하나에 속하며 5~6위권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지모의 최대 취약점은 자국 내 생산가공임의 상승에 따라 해외유명브랜드들이 기지를 타국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모는 ‘디자인 인프라구축’ 과 ‘브랜드비즈니스’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사와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한국패션의 성장에 대한 지모의 큰 관심은 한국의 창작스튜디오에서 착안 해 대규모 <지모상품브랜드육성센터: 복장디자인전시센터>를 지은 사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250개 업체와 개별디자이너가 입주해 있다. 1만개의 원단샘플과 3D 체존, 패턴설계 시스템구축과 지모시내의 신소재와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교육과 샘플, 전시와 패션쇼가 여기서 이뤄지고 있으며 온라인 비즈니스의 급물살을 맞아 제품 촬영 스튜디오까지 완비해 입주기업과 디자이너들을 돕고 있다.

또하나의 움직임은 산동성 전체는 물론 해외 디자이너 및 브랜드를 공략하는 첨단패션단지가 거의 완공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칭다오 조인웰 인더스트리얼 파크>는 청도시 북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공항까지 십분 거리 일 정도로 사통팔달 교통이 좋다. 총투자 80억위엔 규모이며 생산, 주거, 컨트럴타워와 기업군으로 나눠 설계 됐다.

전체 설계와 가공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생산도시에서 힌트를 얻었으며 플랜트와 판매관리까지 할 수 있도록 조성되는 것이 목표다. 일반 가공은 임금이 싼 다른지역에서 진행되지만 이곳은 패션 인프라구축 및 양성을 위한 중심지역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션플랜드와 문화, 디자인개발기지로 패션기업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34만 평방미터에 102개 기업이 진입할 예정이며 일부는 이미 들어와 있는 상태이다. 현재 온라인판매를 하고 있는 기업까지 40%가 들어와있으며 전체를 컨트롤하는 서비스센터와 박물관, 디자인센터등 하이엔드 패션을 지향하는 단지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개 동마다 1층은 디자인과 컨셉을 보여줄 수 있는 쇼룸, 2,3층은 디자인실 및 사무실, 4층은 창고로 만들어져 있으며 엘리베이터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곳의 센터장은 한국기업이 입주할 경우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당부를 덧붙였다.

이렇게 지모시는 소재부터 부자재, 디자인, 완제품 생산까지를 갖추고 브랜드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모’가 OEM식 생산집적단지가 아니라 하이엔드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ODM 첨단기지로서의 브랜드 파워를 갖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1위 니트기업 지파그룹 방문
지파그룹은 중국 1위의 니트가공기업이며 연매출 150억위엔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이 수출이었지만 현재 30%상당은 2개의 자사브랜드 내수 전개를 하고 있다 지파그룹은 본사내 정보실을 갖춰 시즌별 트렌드와 소재, 컬러 정보를 업그레이드 시켜 공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시장에 수출하는데 있어 정보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노력으로 간주된다. 더불어 다양한 신소재와 제품개발을 시도하고 전시, 바이어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이처럼 지모시의 대표기업으로서 현지에서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브랜드 런칭을 위한 체계적 인프라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한국디자이너들이 탐방했을 때 이 같은 현황을 설명하면서 최복호 디자이너와 장수영 마레몬떼 부사장, 서휘진 디자이너에게 질문을 집중적으로 하는 등 큰 관심을 표명했다. 지파그룹은 본사의 개발팀과 자회사까지 소재개발팀만 200여명이 넘게 종사하고 있을 만큼 연구개발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귀사의 원단과 제품개발력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지파그룹은 개발에서부터 생산까지 모든 단계의 인프라를 다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과 교류강화를 통해 상호 시너지를 내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패션은 색을 입히는 단계라 설명할 수 있는데 기술에 감성인프라를 더하면 아시아최고의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란 당부도 했다.

장수영 마레몬떼 부사장은 브랜드런칭의 단계를 묻는 지파그룹의 임원에게 “브랜드런칭은 상표만 정하고 디자인만을 하는 단계가 아니라 시장조사와 분석, 경제상황, 타겟, 선호도등 다양한 컨설팅단계와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표명하는 효율적 홍보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인프라가 융합해야 하는 것인 만큼 전문인력으로 팀을 이뤄야 하며 한국과 조인하면 단계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모시 대규모 의류시장
지모시의 의류시장도 그 어느때보다 활기를 더하고 있다. 현재 지모시의류도매시장은 전체 24만5000평방미터로 지난해 이어 신규 타운이 계속 조성중에 있다. 주변의 대규모 상가동은 오는 12월에 대부분 건축을 마무리하고 오픈할 예정이다.

지모시의류도매시장은 170억위엔을 투자해 7000개 박스의 매장이 들어와 있으며 1~3층까지는 매장, 4층은 주차장, 5층은 창고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한중의류무역구가 조성됐지만 사실장 한국기업보다는 중국상인들의 수입 및 한류이미지를 풍기는 브랜드의 입주정도여서 K패션을 제대로 인식시키기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반면 이탈리아관은 현재 30개 직수입 의류와 잡화, 가구등이 차별화된 인테리어로 조성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곳은 전시관으로서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제품으로 조성돼 VIP나 바이어들이 편히 감상한 후 건너편 건물의 별도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건너편의 대규모 소매 매장은 아직 건설중에 있으며 연말경 오픈 예정이다. 관계자는 “칭다오시내는 물론 다른 도시에서도 쇼핑하러 올 수 있을 만큼 하이엔드 쇼핑단지로 완성해 가는 것이 목표”임을 강조했다.

패션쇼 인프라 전수
칭다오 지모 차이나위크를 알리는 복장디자인전시센터 1층에는 한국디자이너의 이색적인 부스가 설치돼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최복호, 박윤정, 서휘진, 서병문 디자이너가 각각의 아이덴티티가 묻어난 인기디자인 의류를 전시했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향후 중국의 부유한 중년여성을 겨냥한 마켓이 현재의 한국처럼 커질 것”이라며 세련된 자켓과 코트를 비롯한 다양한 의상을 패션쇼와 전시를 통해 제안했다. 박윤정디자이너는 자신의 세컨 브랜드인 ‘와이제이’로 대중을 겨냥한 젊고 실루엣이 아름다운 의상들을 선보였다.

서휘진 디자이너는 풍기인견으로 만든 러블리한 레이디스 웨어를 비롯해 유명아트작가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해골문양과 꽃을 위트있게 매치한 원피스를 선보였다. 서병문 디자이너는 서울컬렉션 기간과 맞물려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MD와 해외세일즈파트의 전문가들을 보내 시장성을 타진하고자 했다. ‘Byungmun Seo’는 새로운 개념의 패턴컷팅을 통해 소재의 믹스와 대비로 독특한 룩을 제안했다. 다양한 패턴구조 실험과 하이테크 패브릭효과를 잘 표현한 남성복들이 현지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패션쇼는 최복호, 박윤정, 서휘진 디자이너가 런웨이를 이끌었으며 다양한 타겟층과 개성있는 의상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부시장과 유건국산동성 방직복장협회 회장, 왕묘 부회장, 임일평 지모시공업과정보화국 국장과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현지의 패션쇼 진행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에서 한국디자이너들이 모델들의 워킹, 메이크업, 음악과 전체 분위기연출을 새벽까지 리허설을 통해 함께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