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S 서울패션위크 여성복 컬렉션 리뷰 -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눈부신 표현력에 감탄
새로운 시도와 해석,수준급 무대 연출…중진들의 활약도 두드러져
박항치(BAKANGCHI)
항상 실용적이면서 멋스러운 어번 캐주얼 스타일을 창조해 가는 박항치 디자이너. 이번 컬렉션은 ‘한 오백년의 멋’을 테마로 전통 남성 상복인 굴건제복에서 영감을 받는 여유있는 실루엣과 내추럴한 색상의 의상들을 제안했다.
과거와 현재, 미래와 전위적인 요소를 더해 영원한 트렌드 일 수도 있는 우리 조상들의 감각과 선견지명에 감명을 받아 현대적으로 재조명했다. 첫째 편안하고 여유로운 착용감, 젊고 감각적 실루엣, 아방가르드하고 드라마틱함, 세련되고 멋진 이미지에 주목했다.
실크 프렌치 슬리브 롱 셔츠와 화이트 트라페즈 라인의 자켓, 베이지 엠파이어 드레스 등 인체곡선을 자연스럽게 살리면서도 기하학적인 셰이프가 많았다. 레드와 옐로우등 강렬한 원색의 피버 소재를 패치워크 디테일로 사용하기도 했다. 린넨이나 면, 실크 같은 전통소재외에도 저지나 레이스, 쿨울, 메탈소재등을 함께 적용했다.
김동순(kimdongsoon ultimo)
언제나 새로운 세상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김동순 디자이너. 이국적인 보헤미안룩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재조명해 온 김동순 디자이너가 이번 시즌에도 일상을 벗고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 여행자를 테마로 감성 리조트룩을 이끌어 냈다.
블루 튜닉 드레스와 레드 주얼 스톤 네크리스, 커팅한 프린지 디테일을 의상 곳곳에 활용한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레드와 블루로 이뤄지는 윈도페인 체크 판초, 스커트, 지푸라기를 엮어 만든듯한 베이지 라이더 자켓도 자유로운 감성을 나타냈다. 주얼을 세팅한 레이스 자수 베스트와 블랙 하렘팬츠, 자수 레이스로 뒤 덮은 시스루 맥시 드레스로 고혹적 보헤미안 룩을 완성했다.
박윤수(BIG PARK)
자매의 주말 여행, 설레임과 경쾌함을 추상적인 페이팅으로 표현했다. 항상 모험적이고 실험적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해 온 ‘빅 팍’의 박윤수 디자이너는 자연으로 떠난 주말 여행을 스토리로 담아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페인팅으로 표현한 아트룩을 제안했다.
캔버스 위에 브러시로 칠한 듯한 푸른 초목과 구름 등 자연의 풍경과 들판의 토끼, 감정을 담은 사람의 얼굴을 스케치한 아트 워크 등이 패션피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매시로 포인트를 준 모던 실루엣의 화이트 테니스 원피스와 플리츠 디테일의 피케셔츠, 데님소재 티어드 스커트 등이 등장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안윤정(ANS)
아름답고 행복한 여성을 우아하게 그려내는 안윤정 디자이너. 이번 컬렉션에서도 ‘Spring Leaves’를 테마로 봄바람 처럼 살랑거리는 실크 드레스를 비롯 모던하면서도 엘레강스한 작품들로 무대를 수 놓았다.
블랙&화이트 컬러에 집중했으며 컬러블록으로 바리에이션한 미니멀하고 부드러운 의상을 선보였다. 실크 빅사이즈 카라 원피스와 풍성한 주름을 잡은 소매의 블라우스, 블랙의 점프수트등은 패션피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트위드자켓과 플리츠 풀 스커트 등 포멀 룩을 위한 아이템들로 두드러졌다. 실사로 찍은 한옥을 프린트한 오간자 풀 스커트와 자켓등은 모노톤 의상과 어울려 서정적 느낌을 물씬 풍겼다.
박춘무(DEMOO PARKCHOONMOO)
레트로 무드의 아방가르드 룩을 재해석함으로써 독보적인 캐릭터를 과시해 온 박춘무 디자이너. 이번 컬렉션에서도 절제된 라인과 블랙& 모노톤의 컬러를 기조로 쿠튀르적인 정교한 커팅과 구조적 테일러링으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화이트와 블랙의 모노톤을 기본으로 레드, 카멜, 네이비등 포인트 컬러를 접목해 또 다른 ‘무(無 )’의 개념을 표현했다. 비치는 원단과 불투명한 원단을 매치하고 실크와 코튼, 비스코스 등 여러겹의 레이어링으로 컬러의 농도를 조절하는 효과를 줬다. 리버시블과 레이어드로 얻어진 감각적 실루엣이 새로운 룩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박병규(how and what)
박병규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여성의 섹시함과 사랑스러움, 시크한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게 하는 스타일의 디자인과 연출이 언제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병규 디자이너는 자신의 캐릭터인 아이텐티티를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새로운 유통라인을 개척해가는 디자이너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페미닌한 감성을 중요시하지만 뉴 미니멀리즘을 표방하고 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완벽한 토탈코디네이션을 표방해 많이 준비하고 잘 갖춰진 컬렉션이란 느낌을 준다.
이번엔 ‘unusual chic’를 컨셉으로 블랙과 블루에 집중했다. 네이비와 딥블루등 다양한 컬러 감의 블루 톤으로 시작, 블랙&화이트를 스트라이프, 체크등 다채로운 옵티컬 패턴의 프린트로 이어졌다. 페미닌한 라인의 드레스와 우아한 맥시 스커트, 걸을 때 마다 X자가 겹쳐졌다 흩어지는 와이드 팬츠, 여성스런 러플 디테일의 오프 숄더 톱 등이 속속 무대에 올려졌다.
이석태(KAAL E.SUKTAE)
이석태 디자이너는 세라핌(치천사)에서 영감을 받아 신비롭고 거룩한 느낌을 미래적이고 팝적인 색상의 소재조합과 아방가르드한 구조적 미학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구품천사 가운데 등급이 제일높은 천사인 세라핌을 컨셉으로 화이트 톤의 의상들을 매시나 오간자처럼 반투명한 패브릭을 접목해 모던하고 정갈하게 표현했다.
블랙의 팬츠와 자켓은 특유의 구조적인 테일러링을 과시했다. 햄 라인과 소매, 팔꿈치에 같은 색상의 페이턴트 소재를 덧대거나 소매와 팬츠에 지퍼를 장식하는 것 정도로 디테일은 최대한 절제했다. 대신 자켓의 포켓이나 허리 라인등에 네온 옐로우와 레드, 블루를 포인트로 활용, 모노톤 의상에 재미를 더했다.
이석태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홍콩 등 지역을 교두보로 중국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보다 경쾌하고 시크한 모던 컨템포러리 룩을 제안하는데 주력했다.
이도이(Doii)
화려한 표현력으로 패션피플의 눈을 매료시켜온 디자이너 이도이의 이번 컬렉션은 보다 젊고 경쾌해졌으며 소녀스러움과 펑키한 감성을 제안해 갈채를 받았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스팽글과 프린트의 비중을 줄이는 모험을 했지만 이도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위트가 스며든 러블리하고 가벼워진 의상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경쾌하게 만들었다.
이번 무대는 사랑스런 파스텔 톤 컬러와 트로피컬 프린트를 활용한 발랄하고 로맨틱한 룩으로 시작됐다. 편안한 실루엣과 여성스런 라인의 화이트 원피스, 스트라이프 모티브를 넣은 블루 컬러 튜닉처럼 스포티하면서도 소녀적인 리조트룩이 돋보였다. 이들은 크게 로고를 부각시키거나 챙을 접는 등 다양하게 변형을 준 스트로 햇이나 캡과도 잘 어울렸다.
과일 모티브의 백, 토끼 모양의 플립 플랍이나 헤드 피스 등 위트 있고 재기발랄한 액세서리도 재미를 더해 준 요소였다. 토끼와 파인애플을 해석한 트로피컬 프린트들은 때로는 아티스트 풍으로 때로는 동화의 일러스트적 느낌으로 예술적인 감성 또한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