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 최복호(CHOIBOKO)2015S/S Seoul Collection - “새로운 자신 창조해 가는 역동성” 명쾌한 런웨이
‘시뮬라크르’ 컨셉…자연을 ‘패션오브제’로
2015-12-05 이영희 기자
언제나 자신의 패션세계에 대한 정체성에 고민하는 최복호 디자이너<사진>. 이번 시즌엔 새로운 자신을 창조해가는 역동성과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하는데 전력질주한 컬렉션을 보여줬다. 그동안 순수미술의 회화적 기반에서 쿠튀르적 입체효과를 가진 빈티지를 재현하고 기하학적 패션들을 통한 에스닉한 판타지를 추구해 왔다면 이번 시즌은 ‘초월’하고 ‘진화’해 비 온뒤 세상처럼 보다 선명해 졌다.
이번 시즌 컨셉은 ‘시뮬라크르(Simulacre)’ 이다. 이는 프랑스 포스트구조주의 대표적 철학자 질 들뢰즈가 확립한 개념으로 플라톤에 의한 정의와는 구별되는 철학적 개념이라고 한다. 원본과 같아지려는 재현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우연적 모티브로서 새로운 자신을 창조해가는 역동성,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 여기서 출발해 최복호 디자이너는 ‘자연’이라는 실제에 대한 복제가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패션오브제’ 형식으로 구성하려 했다. 그 과정은 우연성에 근거한 것으로 ‘관념들의 뜻 밖의 연상 및 예기치 않은 조합’의 방식을 따랐다.
마치 먹을 한 방울 떨어뜨린 듯한 동양적인 도트 패턴과 붓으로 그린 듯한 격자 문양 프린트는 아방가르드한 벌룬 소매의 셔츠와 스커트, 오버사이즈의 코트와 멋지게 어울렸다. 화이트와 블랙으로 시작한 쇼는 수채화처럼 번지는 레드와 블루 컬러가 더해지면서 보다 경쾌해졌다.
몸을 자연스럽게 타고 흐르는 실루엣이나 트라페즈 소매 카디건, 플레어 스커트 등 동일한 모티브에 조금씩 변화를 준 여성스러운 셰이프의 룩이 많았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패션은 사랑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화이트로, 서로를 알아갈때는 블루로, 열정으로 무르익을 때는 레드로 표현된다”고 컬렉션의 감성 동선을 명쾌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