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여성복시장 결산 - 생사 갈림길 선택의 기로 봉착

저성장·정체기 극복 근력 키워야

2015-12-20     나지현 기자

백화점 여성복들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유독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영 조닝은 SPA의 꾸준한 선전으로 가격 저항력이 두드러지고 편집샵, 온라인 등으로 이탈 현상이 심화되면서 상품 변별력을 내세우지 못한 곳은 생존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영 캐주얼 대부분이 지난해부터 백화점으로 둥지를 튼 온라인·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역신장이 커졌고 온라인 매출 의존도를 높여 외형 맞추기에 급급했다.

반면, 흔들림 없이 본연의 오리진을 지키면서도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력을 높인 기존 리딩 브랜드들의 선전은 두드러졌다. 특히 ‘보브’는 상품·마케팅 혁신을 통한 과감한 변화로 PC내 1위를 재탈환했다. 따뜻한 날씨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11월, 런칭 이래 최고 실적의 아우터 매출과 롯데 본점서 6억 원 가량의 고매출을 기록해 업계 주목받았다. ‘톰보이’는 재 런칭 3년 만에 흑자 전환으로 연 중 목표 100% 달성의 기염을 토했다.

커리어와 캐릭터 부문은 빨간등이 켜졌을 만큼 심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격 저항이 높은 상품군인데다 전반적인 트렌드 자체가 고급 정장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 몇 년간 정체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세월호 여파와 하반기 윤달 영향 등 악재가 유독 많았던데다 10~11월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고단가에 대한 매기가 줄었다.

컨템포러리한 감성 수혈로 웨어러블한 착장 제안에 주력한 ‘타임’이 최상위권을 고수했고 상품력을 보완하면서 지난 몇 시즌의 부침을 딛고 ‘미샤’ 또한 선방했다. 가두 시장 또한 최악의 정체기를 맞아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지난 몇 년간 몸집을 불려왔던 아웃도어의 여파와 SPA 공룡들의 지배력 확대로 그야말로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었다. 상품력 강화와 체질 개선, 복합매장 확대, 라인익스텐션 등을 통해 시장 파이 유지에 안간힘을 썼지만 속절없이 떨어지는 매출과 매장 이탈, 구매력 약화 등은 심화됐다. 대기업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아울렛 업태 확대로 지역 상권에 대한 피해도 심각했다.

가두 상권은 주도하는 복종이 없어졌다 할 만큼 매출이 40~50%까지 빠지는 매장들이 속출, 지역 중소 상인들의 반발과 잡음이 지속됐다. 할인 유통점 브랜드들도 대형유통 규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연중 내내 특가 상품 행사에 대한 과도한 압박으로 할인율은 높아지고 수익률은 떨어지는 악순환을 견뎌야했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브랜드 종료를 선언한 여성복만 6~7개가 넘을 만큼 시장은 움츠러든 상황이다. 내년에는 외형 확대보다는 철저히 ‘내실과 효율’에 초점을 맞춘 곳이 많다. 합리 소비가 부상되면서 백화점의 저성장과 대조적으로 아울렛의 고성장 추세가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상설 전용 상품 비중을 높이고 비효율 매장은 줄이는 등 채널 다각화에 따른 상품변화와 수익 확대 등 근력 키우기를 통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실질 소비력 위축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반면, 2015년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짜는 곳도 있다.

인디에프는 간판 여성복 ‘조이너스’와 ‘꼼빠니아’의 공격영업에 나선다. 유통과 매출 모두 두 자릿수 신장목표로 특히 ‘꼼빠니아’의 유통망을 종전보다 48%가량 늘린다. ‘르샵’ 또한 그 동안 다소 주춤했던 실적을 타파하고자 올해보다 37% 신장한 1300억 원의 매출캐기에 나선다.

‘르퀸’은 유통과 매출 모두 2배 가까운 신장 목표로 공격 영업에 주력한다. 대리점 확대 정책을 위해 최근 영업부 수장을 새로 영입했으며 가두 상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르피타’는 유통 확대분보다 월등히 높은 매출 확대로 적극적인 우량 점포 확보와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주력한다. 컴팩트스토어를 통해 소상권 진입으로 몸집 불리기에 주력했던 ‘티뷰’는 내년에도 볼륨화에 주력, 30% 신장 목표를 세웠다.

영 캐주얼 강자로 자리매김한 ‘톰보이’는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목표치 초과 달성기염으로 2015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간다. 30% 신장한 800억 원 매출 목표로 1000억 돌파에 도전한다. 반면, 이미 볼륨화 돼 있는 가두 여성복들은 시장 파이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점 효율에 초점을 맞췄다.

신원은 최근 여성복 리프레시 컨벤션을 통해 변화된 상품을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가두 파워 재현에 나선다. 무리한 볼륨화를 지양하고 매장 이탈 방지를 위한 단위 매출 올리기에 주력한다. 1000~2000억 대 규모의 ‘올리비아하슬러’와 ‘지센’ 또한 내실 운영을 고려한 체질 강화로 시장 점유 확보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