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효율과 본질에 충실하라!”

2016-01-12     강재진 기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결국 열흘 붉은 꽃은 없었다.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한가를 쳤던 아웃도어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올해 신장률 둔화와 저성장 기조 유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효율을 목표로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1년 4조 원 시장에서 2013년 6조, 지난해 7조 달성을 목표했지만 결국 힘에 부쳤다. 리딩 그룹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무한경쟁에 지쳤고 후발 주자들은 유통 증가분에 대한 성장으로 큰 의미는 없다. 세월호 여파로 아웃도어 활동 축소와 소비 위축 등 다양한 악재가 있긴 했지만 변명이 될 수 없다. 이는 아웃도어에 몸담고 있는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말하지 못했던 결과다.

정확히 2011년 7월21일. 본지 창간 30주년 특집호(25면 아웃도어 현주소 및 미래 비전 진단 리포트)에서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위기로 보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는 기사가 나간 지 3년 만이다.

업계 전문가는 “브랜드 로고만 가리면 어느 집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는 획일적인 스타일과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 예전에는 등산은 물론 골프장, 스키장, 결혼식장 어디든 만사 오케이였던 아웃도어가 외면받기 시작했다”라며 “더불어 이제는 어느 집에나 옷장 가득히 쌓여 있는 부피감 있는 아웃도어를 제값 주고 사는 사람은 없다. 성과 위주에 따른 무분별한 세일, 저가 홈쇼핑 제품의 등장, 각종 소셜에 등장하는 가격 파괴 등도 오늘과 같은 참사를 부른 요인이다”라고 현상을 꼬집었다.

한 유통 바이어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복종 전체가 무너졌다라고 단정 짓기는 위험하다. 아웃도어 포화와 신장세 둔화는 맞지만 브랜드별 역량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의견도 전했다.

한편 본지 기자가 신년특집을 준비하면서 아웃도어 각사에 지난해 실적과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질의 했지만 답변한 브랜드는 전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에는 ‘컬럼비아’만 실적과 사업계획에 대한 답변이 없었지만 올해는 회신이 있는 경우가 드물 정도였다. 매출 공개가 어려워지면 브랜드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아웃도어 업계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대부분 아웃도어는 그 어느 때보다 효율과 본질에 충실하며 ‘실력만큼 살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브랜드별로 올해 사업계획을 간략히 밝힌다.

영원아웃도어(대표 성기학)의 ‘노스페이스’는 ‘도전을 멈추지 말라(Never Stop Exploring)’는 브랜드 도전 정신과 DNA를 바탕으로 아이스클라이밍 등 스포츠 활동 등을 후원하며 익스트림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코오롱Fnc(대표 박동문)의 ‘코오롱스포츠’는 전체적인 중점 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272개 매장에서 6100억 원을 달성, 올해는 6800억 원을 목표한다.

블랙야크(회장 강태선)의 ‘블랙야크’는 연말까지 실적결산을 못해 올해로 넘어왔다.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안정기로 접어든 것은 맞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입장이다. 올해 글로벌 브랜드를 목표로 국내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 경영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케이투’는 다운으로만 승부하던 것에서 탈피, 다른 아이템을 개발해 나간다. 생존을 위한 기술개발부문에 투자하고 2016년까지 현빈을 모델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6300억 원 달성(추정치 2월 결산), 올해는 7000억 원을 목표한다.

네파(대표 박창근)의 ‘네파’는 아웃도어 본질 강화와 라이프스타일 영역의 확대를 중점 전략으로 세웠다. QR비중을 늘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변화에 대응, 효율을 높인다. 물량은 약 10%가량 감소시켜 공급할 계획으로 물량은 줄이지만 상품 적중률을 높여 판매율을 보전하고 QR물량을 확보해 리스크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80개 매장에서 5500억 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전년대비 3%성장한 5700억 원을 목표한다.

밀레(대표 한철호)의 ‘밀레’는 중점전략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워킹화 아치스텝 2, 자체개발 소재 드라이엣지, 쿨엣지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한다. 푸조골프라인 런칭과 키즈라인을 확대하고 홍보를 통해 토탈 아웃도어 브랜드를 목표한다. 2014년 실적은 2013년과 같은 4000억 원, 보합세로 마감됐으며 올해 보다 세밀한 물량 계획을 통해 4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더(대표 정영훈)의 ‘아이더’는 지난해 대비 20%신장한 4200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300개 매장에서 5000억 원을 목표한다. ’아이더’는 지속 성장과 효율 제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토대로 성장을 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운용할 방침이다.

LF(대표 구본걸)의 ‘라푸마’는 지난해 말 인력을 새롭게 세팅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한다. 비교적 여성제품이 강했던 것에서 심플하고 정리된 컬러감을 중심으로 남성물을 강화하는 등 과거 영광을 되찾는다는 각오다.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의 ‘와일드로즈’는 이번 시즌 고준희를 모델로 발탁, 브랜드 다잡기에 나선다. 스위스 여성전문 아웃도어만의 특성화된 핏과 컬러를 강조하며 젊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 확대에 주력한다. 올해 110개 유통에서 650억 원을 목표한다.

화승(대표 김형두)의 ‘머렐’은 대세남 김우빈과 재계약을 맺었다. 김우빈 모델 발탁이후 브랜드 인지도 확대 및 매출액 증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우빈효과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지난해 190개 매장에서 1200억 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200개 매장에서 2000억 원을 계획하고 있다.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대표 조형래)의 ‘컬럼비아’는 올해 효율성강화와 안정적 성장에 집중한다. 올해 사업계획이 미확정된 상태라고 답변했다. 젯아이씨(대표 김홍)의 ‘웨스트우드’는 지난해 1100억 원 매출을 달성, 올해 1500억 원을 목표한다. 마운틴 관련 환경 친화적 체험 마케팅을 펼쳐 고객 소통 캠페인을 시작할 계획이다. 공중파와 연계한 온라인에 집중하고 모바일 관련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레드페이스(대표 유영선)의 ‘레드페이스’는 2014년 실적이 380개 유통에서 2000억 원으로 마감됐다. 올해 10%대 성장을 목표한다. 물량은 보합내지 5%내외로 늘린다. 올해 계획은 아웃도어 본질에 부합하는 상품을 강화하고 유통 경쟁력을 높일 방침. 더불어 경영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에프앤에프(대표 김창수)의 ‘디스커버리’는 아웃도어 기능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테크니컬 웨어에 주력한다. 패셔너블하고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며 2500억 원을 목표한다.

실론, 무봉제 필름…고신축·고기능성에 적합

을미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각오로 한파를 이겨내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으로 스포츠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운동에 적합한 스포츠웨어를 갖추고 입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이클이나 인라인스케이트, 마라톤, 러닝을 비롯한 격렬한 퍼포먼스를 즐길 때는 물론 요가, 필라테스 등을 할때도 움직임이 편안하도록 고신축, 고기능성 웨어가 선호되고 있다.

특히 봉제선 없이 몸에 밀착돼 편안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무봉제 방식의 의류가 인기다. 무봉제 의류 제작 방식은 기존의 봉제사와 재봉틀로 원단을 합쳐서 만드는 의류가 아닌 원단과 원단사이에 열 가소성 접착 필름(Adhesive Film)을 넣고 열판을 사용해 봉제선 없이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제작한 옷은 다양한 패턴과 봉제시 나타나는 원단의 푸커링(puckering)방지, 신축성이 극대화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소재 특성에 따라 최적의 접착 필름을 적용하면 신축성, 보강성, 착용감 등의 기능성을 최대로 살릴 수 있다. 차진섭 실론 대표는 “의류용 접착 필름은 국내외 유명 아웃도어 의류에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리복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년 이상 축적된 ‘실론’만의 기술력으로 무봉제 시장의 기술력 확대와 보급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