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고용 불공정 근절 틀 갖춰라”

근무환경 처우개선 등 이미지 회복위한 거시적 개선책 강구해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공동성명서 발표

2016-01-16     이영희 기자
패션계가 ‘청년 노동력착취와 갑질의 중심’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전면적인 쇄신의 틀이 구축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4일 오후, 이상봉 디자이너의 공식사과에 이어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가운데 그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러한 불공정 고용문제가 비단 영세한 소규모 자영업자나 디자이너뿐만이 아니라 전체 패션산업계가 제도적인 장치를 개선해야 하는 거시적 문제여서 여파가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문제제기 방식의 옳고 그름을 떠나 패션디자이너업계의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에 대해 냉철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면서 “제기된 이슈는 반드시 패션디자이너업계 전체의 변화를 가져 올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대부분의 패션디자이너업체가 외부의 투자 및 전문경영인의 협조없이 경영까지 도맡는 체제로 운영되면서 노무의 문제까지 전문화하는데 여력이 없는데서 기인한다는 원인도 제기됐다.

디자이너연합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변호사, 노무사 관련 정부기관의 담당자, 청년단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를 통해 실태와 현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창출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또한 패션캠프를 설치해 지망생들이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디자이너연합회는 최근 청년들이 제기한 비정규직의 문제는 어느특정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패션계 전반의 문제이므로 근로 유관기관과 전문가 협조 및 자문을 받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작성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현재 패션디자이너연합회장이면서 ‘열정페이, 청년착취’의 논란에 중심에 있었던 이상봉 디자이너도 “정중한 사과와 함께 패션업계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과문을 올렸다.

패션업계는 “불공정 고용사례가 문제가 돼 실태조사를 한다면 대부분 패션브랜드사들이 온전히 영업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을 것” 이라며 “디자인계 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수술이 불가피 할 것”으로 언급했다.

부적절하거나 불공정한 사례는 반드시 개선돼야 마땅하지만 특정인이나 단체, 패션산업만을 대표적인 사례로 몰아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근절돼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