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들 기술발전 독려 국가경쟁력 제고
예술을 입는다, ‘2015 명품 수제 맞춤양복 전시회’
대한민국 맞춤양복 장인들의 기술을 국가경쟁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2015 명품 수제 맞춤양복 전시회’가 성료됐다. 지난 12일과 13일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전순옥 의원이 주최 하고 (사)한국맞춤양복협회와 한국테일러아카데미, 도시형패션소공인발전협의회가 주관해 진행됐다.
전시회는 각 지역 맞춤양복 장인과 기술의원의 양복 제작 시연회를 비롯해 다양한 디자인의 맞춤양복들로 구성됐다. 과거 화려한 영광에 비해 주춤해진 맞춤양복시장에 새로운 희망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최근엔 국제대학교 명품양복제작반과 테일러 아카데미 등 남성복 전문 교육이 활발해지고 있어 남성복 디자이너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미래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사)한국맞춤양복협회가 선정한 베스트드레서에 이인제 의원, 정의화 국회의장 등이 선정돼 맞춤양복을 착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공동취재·사진=이원형 기자 stam77@ayzau.com
김예지 기자 yejikim@ayzau.com
이번 전시회의 주최이자 소상공인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전순옥 의원<사진>은 “한국 맞춤양복 장인의 기술을 보존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힘있는 개회사를 전했다. 전 의원은 “맞춤양복이 앞으로 산업을 지켜나가는 역군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베스트 드레스로 선정된 정의화 국회의장, 정세균 국회의원, 이인제 국회의원 등은 한국맞춤양복협회에서 제작한 맞춤양복을 착장하고 참석했다.
체크 패턴의 맞춤양복을 직접 착용한 정의화 국회의장은 “그 동안 100벌 정도 맞춘 양복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든다”며 “맞춤양복 산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선 외국인 관광객들이 양복을 맞춰 입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이인제 의원은 “우리 큰형님도 테일러였기에 맞춤양복에 큰 애착을 가진다”며 “한국의 수제맞춤양복이 한류중심이 되는 그날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이동만 맞춤양복협회 회장<사진>은 “맞춤양복은 기술과 디자인이 조화롭게 결합된 최고의 예술작품이다”라며 맞춤양복에 대한 자부심을 표명했다. 이번 행사는 건국이래 처음으로 국회의원 회관에서 장인들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동만 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맞춤양복의 우월성을 널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며 “아무리 좋은 맞춤양복이라도 직접 입어보기 전까지는 잘 모른다. 한국을 찾는 해외관광객들이 직접 입어보고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길왕성’ 장인, 청자선 재현에 전력
환갑이 넘은 나이에 40년동안 테일러로 외길을 걸어온 길왕성 장인<사진>은 ‘2014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의 마네킹 부문 대상 수상자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장인의 공정과 노하우를 살펴볼 수 있었다.
길 장인이 지은 양복은 심지를 붙이고 식서 방향으로 공정하는 대부분의 기성복과 다르다. 원단에 심지를 붙이지 않으며 잘 늘어나는 바이어스 방향으로 공정해 조금은 까다로운 반면 고객에게 최상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사람 체형의 입체감을 그대로 재현 했으며 양복의 기본선이라 불리는 청자선을 제대로 살려내는 명장으로 유명하다.
길왕성 장인은 “고객들이 맞춤양복을 즐겨 입을 수 있게 기성복과 차별성이 분명하게 들어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노력하는 것이 장인들의 의무이다”라고 말했다.
테일러 아카데미, 장인기술 전수
“100만원 상당의 고가셔츠와 비교해 빠지지 않는 품질의 드레스셔츠가 단돈 15만원입니다.” 5년전 설립된 테일러 아카데미의 김의곤 원장<사진>은 한땀 한땀 정성스레 만든 수제 드레스셔츠를 자신있게 내보이며 말했다.
테일러 아카데미는 2010년부터 고용노동부 지원 아래 경력 30년 이상의 테일러 장인들이 미래의 맞춤양복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곳에선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 기초봉제와 패턴제작 등의 실무교육과 창업 및 테일러샵 취업을 위한 비지니스 마케팅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의곤 원장은 “장인들의 정신을 살려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진 맞춤양복 디자이너 양성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국제대학교 명품양복제작반, 젊은인력 양성
“우리나라 맞춤양복 기술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60년동안 테일러 장인의 길을 걷고 있는 문병지 명장(국제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이 명품양복제작반을 만들었다.
작년 4월부터 시작된 명품양복제작반은 초보자들도 6개월 후에는 중요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만한 실력을 갖추도록 철저한 실무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 금년부터는 노동부에서 600만원의 국비지원을 받아 수강료가 무료로 전환되어 비용적인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병지 교수는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런 행사가 개최돼 매우 기쁘다”며 “맞춤양복의 후진 양성에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최고급 수트원단 선보여
국내 남성복 업계에서 꾸준한 품질과 기술개발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제일모직’은 어떤 패션 전시회든지 꾸준히 참석하는 단골 업체다. 이들은 60여 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모직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날은 최고급 수트원단 ‘란스미어 230’과 코트원단 ‘비큐나’를 비롯한 다양한 원단을 전시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데스의 황금이라고 불리우는 비큐나의 털은 동물 섬유 중 가장 가는 것으로 부드러운 감촉과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제일모직 영업그룹 이민규 과장은 “각각 원료에 따라 네이밍한 브랜드로 제일모직만의 특별한 아이덴티티를 추구하고 있다”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