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가면…韓 섬유역사가 한눈에 펼쳐진다

2016-01-21     정기창 기자

1953년산 日 링정방기, 족답기 등 유물 한자리
DTC 섬유박물관 개관 앞두고 외관 공사 한창

올 4월 개관 예정인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산업관 3층에는 60년이 넘는 아주 오래된 정방기가 한 대 있다. DTC 요청을 받아 일본 동경농공대학이 기증한 1953년 일본 미쯔비시(Mitsubishi)사가 제작한 링 정방기<사진>다. 건물이 완공되면 DTC 섬유박물관에 전시돼 조만간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 일본 동경농공대학이 기증한 1953년산 링 정방기. DTC 섬유박물관측은 “대부분 유물은 기증을 받았지만 일부 기증이 어려운 개인 컬렉션은 구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1950년대 전기 동력을 이용한 섬유 기계가 나오기 이전, 수작업으로 직물을 생산하는 기계였던 족답기는 단어 조차 생소하다. 당시 국내 섬유공장에는 이런 족답기가 20~30대씩 있었다고 한다. 이 역시 섬유박물관에 전시돼 일반 대중 공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DTC 완공이 다가오면서 한국 섬유패션 산업의 역사를 보여주게 될 섬유박물관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모인 섬유 역사 관련 유물은 총 700여점.

사료적 가치를 지닌 대부분 물품은 기증을 받았으나 기증이 어려운 제품은 돈을 주고 사기도 했고 여기에는 1800년대 후반에 유행했던 드레스도 포함돼 있다.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1960년대 광고를 통해 일반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홈웨어 의류는 당시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컬러나 패턴은 지금 트렌드에 비춰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대경섬산련 DTC 학예전시팀 김철호 학예사는 “의류는 시대순으로 10년 단위 변천사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 위주로 구성했다”며 “절반 이상의 옷은 50년이 넘어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DTC는 대구시가 총 1200억원을 들여 대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내 1만3732㎡ 부지에 지하2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어진다. 현재 외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며 완공되면 섬유패션업체 수출을 지원하는 통합마케팅센터, 트레이닝 센터, 섬유박물관 등이 입주할 계획이다. 대경섬산련은 이미 지난달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