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붕 칼럼] 알기 쉬운 패션소재 - 므아레(moire) 직물

2016-02-06     편집부

므아레(moire) 직물

지난번 본드 직물을 소개하다 보니까 므아레 직물이 연상돼 오늘은 므아래 직물을 소개한다. 특히 몇 십 년을 패션업계에 근무했다는 사람 중에서도 기본적인 소재 이름을 몰라서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있는데 언젠가 므아레 직물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도 있어 이 글을 쓴다.

므아레란 프랑스어로 ‘물결 모양의 무늬’라는 뜻으로 물결 모양 또는 파도 무늬 같은 것이 직물 표면에 새겨져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용어는 아라비아 언어인 하이야라(khayyara=즐거운)에서 파생된, 무하이얄(mukhayyar)에서 탄생된 것으로 그 뜻은 ‘특별히 즐기는 것 또는 특선품’이라고 한다.

원래 이 무하이얄은 아라비아 지방의 양이나 산양의 모피 중에서 가죽의 털이 예쁘게 곱슬(curl)이 되어 있고 물결 모양으로 잘 간추려진 것을 일컫던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 물결 모양의 모피는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직물 표면에 물결 모양의 무늬를 제직하거나 또는 마무리 가공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므아례라 하고 이런 가공을 므아레 가공이라고 하게 됐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바르게 규칙적으로 분포된 점이나 선을 중첩시킬 때 나타나는 줄무늬나 반(班)무늬, 물결무늬, 구름무늬 등이 직물 표면에 나타나는 것으로 니트제품에서는 플레인한 편성포상에 나타난 나무 결 같은 무늬도 있다.

이 근래 므아레 가공은 특별히 조각 한 금속 롤러를 가지고 직물에 압착시키던가 직물 두 겹을 합쳐 압착해 표면에 물결 무늬를 만든다. 실크나 면 직물에 이 가공을 하면 세탁 후에 무늬가 전부 없어지지만 아세테이트나 나일론,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열 가소성 직물에 가공을 하면 그 무늬가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 그로그랭(grosgrain)이나 파유(faille)직물과 같이 위사 방향으로 두둑(rib)이 나타나 있는 직물에 이 가공을 하면 효과적으로 아름답게 마무리 된다. 므아레 현상을 특징으로 한 직물로는 태비(tabby)직물이 있다.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 태피터 직물이나 가공사 직물을 빔 염색기(Beam dyeing m/c)로 염색할 때 염색 중에 경사방향의 수축이 크게 일어나는 경우 직물 상호간에 마찰이 생겨 므아레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경우는 실패한 작품이 된 경우다. 극세사 직물로 만든 옷의 프레스 온도 조작 실수로 므아레 무늬가 나타나기도 한다.

므아레는 물결 무늬가 되기 때문에 영어로도 moire로 쓰지만 ‘물결무늬(watery mark), 목재 무늬(open wood grain), 대리석 무늬(marbling )’라고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 어로는 므아레 외에 온데(onde)라는 용어도 있는데 이것은 라틴어의 unda(파도, 바다, 유동)에서 물결의 직접적인 표현이 된 것이다. 북 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이나 해적들이 신으로 모시던 온디느(ondine)와도 연관이 있는 이름이다.

앙고라 산양의 털인 mohair가 가볍고 부드러우며 보온성이 많은 호사스런 소재라는 특성과 같이 영어의 moire는 ‘특별히 즐겨 찾는’ ‘특선품’이라는 호사스러운 이름이 붙기도 한 것에서 그 뿌리가 같은 용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므아레 직물의 용도는 이브닝 웨어, 칵테일 드레스, 가운, 내의, 여성용 코트, 신부 가운, 장식용 등으로 널리 쓰이는 직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