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91년 만에 우리 기술 방화복 입는다”
휴비스 ‘아라미드 섬유’ 상업화 급진전
열저항성 내열성 방염성 등 다양한 품질 기준 통과
수입 PBI/PBO 대체…외화절감 신수요 창출 큰 기대
올해부터 국내 소방관들이 우리 기술로 개발한 특수방화복을 입는다. 우리 기술로 탄생한 특수방화복은 1925년 국내 최초 경성소방서(현 서울 종로소방서)가 설치된 이래 91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국내 소방관들이 착용해 온 특수방화복은 소재 모두를 수입해 만들어졌다.
휴비스(대표 유배근)가 자체 개발한 슈퍼섬유 메타아라미드 섬유로 만든 특수방화복 1만 벌을 곧 소방청에 공급한다. 올해 총 공급물량은 2만 벌로 알려졌다. 휴비스는 특수방화복 국산화에 따라 앞으로 소재 수입 대체효과에 따른 외화절감과 새로운 수출상품 부상에 기대를 높였다.
아라미드 섬유를 사용한 상품화가 본격 국면을 맞았다. 아라미드 섬유는 내열성과 난연성, 강도가 우수해 최근 산업용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추세다. 특히 특수방화복은 메타·파라아라미드를 혼용해 만드는 데 이번에 휴비스가 생산하는 메타아라미드가 외산을 대체하면서 품질과 성능의 우수성을 입증시켰다.
특수방화복은 외피와 내피로 구성된다. 외피는 메타·파라 아라미드가 함께 사용되며, 내피는 100% 메타아라미드 섬유를 사용해 겉감 안감 중간층 3겹으로 제작해 만들어진다. 방화복 한 벌당 메타아라미드 70%, 파라아라미드 30% 비율로 사용되며, 이번에 공급하는 특수방화복에 사용된 메타아라미드는 전량 휴비스 제품이다. 현재 시생산에 들어간 파라 아라미드의 신형 소방복 적용을 위한 테스트가 진행 중에 있으며 연내 100% 국산 소재의 특수방화복 생산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소방관이 화재 진압 때 착용하는 특수방화복은 소방 현장의 온도가 300℃ 넘는 것을 감안해 400℃에 달하는 내열온도가 요구되는 PBI/PBO 소재로 만들어졌다. 문제는 그동안 이 소재 국내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가격과 납기를 놓고 독점 에이젠시의 횡포가 끊이지 않았다. 현재 PBI/PBO 가격은 kg 기준 100∼200달러에 이르지만 아라미드 섬유는 1/10 수준인 10∼20달러 선에 불과하다.
관련 당국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같은 성능을 내는 다른 소재의 사용을 허가하면서 휴비스와 소방복 제작업체가 연구개발에 들어가 기존 제품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한 신형 소방복을 개발해 냈다. 신제품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정한 400℃ 고온의 금속구에 싸여도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 열저항성, 고온의 열풍에도 수축되지 않는 내열성, 잔염이 2초 이내 꺼지고 10㎝ 반경으로 번지지 않는 방염성 등 다양한 품질기준을 통과했다.
휴비스는 2009년 국내 첫 메타 아라미드 섬유 상업생산을 알렸다. 동시에 소재 상품화를 위해 원료부터 방적 제직 염색 봉제에 이르기까지 국내 협력업체들과 버티칼 협력체제 구축에 나서는 한편 제품화와 관련 연구개발에 주력해 왔다. 유배근 휴비스 사장은 “국내 소재 기술이 글로벌 소재 기업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개발에 주력해 한국이 소재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휴비스의 특수방화복 국산화는 슈퍼섬유 아라미드 의 상품 다양화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진일보시켰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또 국내 섬유스트림분야에 새로운 제품 생산 기반구축에 따른 투자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도 맞물려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