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사 격돌 예고
현대그룹, 면세점·아울렛 선점 파상 공세
2016-02-23 정정숙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 별도법인을 설립한 뒤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지난 10일 밝혔다. 면세점사업을 그룹의 전략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3년 전부터 별도의 ‘신규사업추진T/F’을 구성해 면세점 사업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최근에는 호텔신라와 신세계조선호텔 등에서 10년 넘게 면세사업 마케팅 전략 및 영업 등을 총괄했던 전봉식 상무를 영입했다. 그룹 관계자는 “면세점은 성장성 뿐만 아니라 백화점·홈쇼핑 등 그룹 주력사업과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을 시작으로 해외 면세점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 판로 확대를 위한 중소기업 제품 전문관을 콘셉트로 하는 대규모 면세점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 진출도 본격화 되고 있다.
27일에는 현대의 첫 번째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이 문을 연다. 김포점의 영업면적은 3만9000㎡규모로 다른 대형 유통사와 비교해 가장 넓다. ‘멀버리’, ‘질샌더’, ‘타임’, ‘마임’ 등을 비롯해 총 22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해외패션의 비중은 30% 이상이다. 연간 276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 아울렛 중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입지적 강점을 바탕으로 주말 고객 외에 주중고객 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 서울 가산동에 도심형 현대아울렛을 운영하면서 아울렛 시장에 뒤늦게 가세했다. 올해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과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도심형 아울렛의 개점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서남권 상권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 운영권 확보를 위해 디큐브시티 백화점을 인수하기로 한 JR자산운용 펀드와 협상 중이다. 주요 조건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가 끝났다.
현대백화점이 신도림 인근 롯데·신세계·경방타임스퀘어 등이 있는 서울 서남권 상권의 핵심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경우 주요 쇼핑몰·백화점들과 일대 격전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