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섬유산업 “융합만이 살 길”

지역·업종간 벽 허물고 고부가 지향 해야

2016-03-20     김동률 기자
운동화 구조는 크게 갑피, 중창, 밑창으로 나뉜다. 이 중 갑피를 제외한 중창과 밑창은 주로 고무소재를 사용해 약 50%는 섬유와 큰 관련이 없는 재질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지금까지 섬유산업과 운동화산업은 옆집에 살지만 잘 알지 못하는 이웃과도 같았다. 갑피용 섬유소재 마저도 일반 의류용 원단과는 적잖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양쪽 업계가 융복합과 산업간 경계 허물기 추세에 발맞춰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 부산시가 공동으로 펼치는 ‘신발·섬유산업 상생협력 사업’이 시작이다. 이 사업은 대구 섬유산업과 부산 신발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상생협력을 목표로 2013년 출범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 한국신발피혁연구원(KIFLT) 등 관련 단체들이 참여했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오랫동안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맺고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신발피혁연구원(KIFLT) 이재년 단장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10여년 전부터 이런 사실을 깨닫고 섬유와 운동화 산업의 벽을 두지 않고 제품을 개발한 결과, 여전히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발과 섬유산업의 융합만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KIFLT는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Shoe-Tex’ 소재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으로 기존 대비 30% 가벼운 운동화 갑피와 등산화용 초박막(0.5mm) 갑피(피혁 무개 대비 30%)를 개발했다. 섬유 조직의 수축과 팽창이 유동적으로 조절돼 투습성이 향상된 원단도 개발해 한층 쾌적한 운동화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중·장기 산업기술 R&D 사업인 FootWear 3D 프린팅 시스템 개발도 주목된다. 갑피 제조 공정을 줄여 생산성은 50%, 봉제 비용은 40%를 줄일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단장은 “신발 산업은 부산에, 섬유 산업은 대구에 집중돼 있는데 두 산업 모두 힘든게 사실이다”며 “업종과 지역의 벽을 없애고 상호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