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시몬느 철학’은 시공간 넘는 소통

7회 가방의 기억展…화석 물고기로 영속성 표현

2016-03-25     정정숙 기자

기억을 보관하는 가방. 시간을 기록하는 가방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백스테이지빌딩 ‘갤러리 0914’에서 미디어 작가들과 함께 한 ‘가방의 기억展’이 열렸다. 이 전시는 2013년 10월, ‘Bag is Psychology-여자의 가방展’을 시작으로 한 7번째 ‘시몬느’의 장기 아트 프로젝트다.

미디어 작가들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화석화된 물고기가 나타내는 시간의 영속성을 이야기한다.‘0914’브랜드 로고가 물고기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잇포인트랩’과 ‘뮌’, 설치미술가 옥현숙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인 ‘뮌’의 ‘메모리 템플릿 (MEMORY TEMPLATE)’을 만난다. 철골과 여러 개의 아크릴 판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물고기 모양의 구조물이다. 물고기 구조물을 만드는 데 사용한 불투명한 아크릴판 뒤에 놓인 소품과 가방의 부속품들은 다시 아크릴판에 그림자를 만든다.

갤러리 관계자는 “이 그림자들은 가방과 0914에 얽힌 추억이나 기억들을 의미하며 관람객들은 이 작품을 보며 각각 다른 추억과 기억들을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과 공간을 너머 소통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0914’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잇포인트랩’은 와이드한 벽면에 영상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릴러티버티(Relativity)’를 선보인다. ‘상대성’을 뜻하는 이 작품은 관람객이 가방과 태엽 장치가 놓인 단상으로 다가가면 벽면에 있는 스크린에 영상이 흐르기 시작한다. 태엽을 감으면 어제 다녀간 관람자와 현재 관람자가 스크린 영상에 중첩되고 가방색깔도 바뀐다.

작가는 “우리가 현대를 살고 있지만 일분 일초가 과거가 된다”며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그 과거를 통해 이 순간을 기억하는 시간을 표현했고 그것이 미래가 된다”고 설명했다. 옥현숙 작가의 ‘바다와 숲에 대한 명상’은 광섬유를 사용해 서정적으로 공간을 연출했다. 50여개 가죽 물고기 오브제를 허공에 메달았다. 시간을 넘나드는 0914 가방의 아름다움과 자유분방함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