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臺 共助遺憾…전상열기자
2000-08-18 한국섬유신문
韓·臺灣 화섬업계 공조는 풀 수 없는 숙제인가. 단적
으로 말하면 국가간 이익이 상충하는 한 공조 그 자체
는 한낱 구호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는 1·2차 세계대
전을 통해 나타난 각국간의 동맹이나 연합의 경우는 좋
은 예다. 공조체제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경쟁이
존재하는 한 일시적인 상황을 모면하는 수단으로만 여
겨질 뿐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韓·臺 양국간 화섬사 덤핑판매 논쟁
이 최근 또 재연되고 있다. 그리고 분쟁의 불씨는 양국
간 공조를 위협하는 요소로 넘실거릴 태세다.
韓·臺 양국간 공조체제가 올들어 臺灣 화섬업체들의
화섬사 對韓수출 급증과 함께 덤핑판매 양상을 보이면
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에따라 양국 화섬업계 관계
도 한랭전선이 둘러쳐진냥 냉랭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
다.
화섬사 판매를 놓고 韓·臺 양국간 어르렁대는 감정싸
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은 한국대로 대만
은 대만대로 자국의 이익을 내세워 국제경쟁력 강화에
앞다퉈 왔기 때문이다. 양국간 무차별적인 캐퍼증설은
이를 대변하고도 모자람이 없다. 이 때문에 한국·대만
양국은 화섬생산 면에서 각각 세계 5위국 안에 드는 생
산대국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캐퍼경쟁은 선의든 악의든 논쟁거
리가 안된다는 점이다. 물론 생산경쟁에 의한 피해도
曰可曰否할 성질의 문제도 결코 아니다. 국내업체간 생
산경쟁도 이해와 입장이 달라 조정이 안되는 판에 하물
며 국가간 문제는 더더욱 해결할 방도는 없는 셈이다.
다시말해 국제사회에서의 경쟁은 지면 먹힐 수 밖에 없
기 때문에 승자의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秋毫라도 양보
의 여지가 없다. 이같은 측면에서 보면 韓·臺 양국의
공조체제는 말이 좋아 그렇지 同床異夢 그 자체다. 다
시말해 상호간 필요에 의한 臨機應變식 제휴라는 뜻이
다.
그런데 최근 국내 화섬업계가 臺灣 화섬업계에 대응하
는 모습을 보면 국제관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부드
러운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7월초 한국
화섬협회는 올들어 臺灣 화섬업체들의 화섬사 對韓판매
증가와 관련 덤핑판매 자제를 골자로 한 공문을 대만
가공사협회로 발송했다.
주 내용은 턴텍스·랑파·후아롱·타이난 등 대만 4개
화섬업체가 올들어 POY·DTY 對韓수출을 크게 늘리
면서 수출가격도 대만 국내가에 못미치는 덤핑판매를
뚜렸이 드러냈다며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항의성 성질
을 담았다.
문제는 대만 화섬업체들의 화섬사 저가공세로 국내 주
요 화섬사 로컬가가 또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이시점
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로컬가 붕괴는 국내 직물업체
들의 가격경쟁을 부추킨다. 그리고 그 직접적인 피해는
국내업체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지난해 臺灣 화섬업체들의 화섬사 對韓판매는 예년의
40% 수준으로 격감했다. IMF 換亂을 맞아 한국 직물
업체들의 구매력 저하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올
들어 환율안정과 함께 경제가 다소 회복되는 조짐을 보
이자 한국내 시장점유율 제고에 臺灣 화섬사들간 경쟁
이 재연되고 있다.
이를 반증하는 것은 올 상반기중 대만 업체들이 한국에
수출한 POY·DTY 수출량이다. 지난해 동기대비 거의
40% 증가한 43,333톤에 달했다. 이를 방치할 경우 IMF
이전 물량으로 올라서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臺灣 가공사협회도 사태의 추이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4
개 회원사에 대해 한국화섬협회의 공문내용을 설명하고
양국 화섬업계간 마찰을 자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회
신을 보내왔다고 한다.
문제의 답은 여기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지금껏 국내
화섬업체들은 화섬제품을 수출할 경우 수입국 관련업계
로부터 덤핑판매 제소를 당하는 사례가 不知其數였다.
그리고 덤핑판매 심의판정을 내리는 동안 증가된 관세
율 때문에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차질을 빗는 등 벙어
리 냉가슴 앓는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설혹 무혐의 판정이 떨어지더라도 경쟁국
에 시장을 내주는 봉변만 수없이 당하는 등 모든 피해
는 국내업체가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작 국
내 화섬업계는 경쟁국이 덤핑으로 우리시장을 잠식하더
라도 양국 업계의 공조를 내세워 자제해 달라고 하는
공문만 보냈다.
국내업체가 수출만 하면 세계 각국이 덤핑제소를 하는
등 부산을 떨고있는 반면 경쟁국 제품이 우리 안방으로
밀려들어오는 상황에서도 국내업계는 점잖만 피우는 상
당히 이례적인 대응만 하는 식이다.
이같은 국내업계의 대응을 놓고 섬유업계의 시각은 상
당히 비판적이다. 한마디로 칼자루를 잡았으면 강력하
게 대응하는 것만이 정도라는 뜻이다. 그리고 臺灣 화
섬업체들의 집요한 對韓공략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여차하면 불거지는 판에 공조운운 하는 자체가 무슨 뜻
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우리 옛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