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아웃도어 업계의 진짜 리더는

2016-04-06     강재진 기자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가 지난달 초 정기총회를 열고 정식 출발을 알렸다. 2013년 10월 창립총회 이후 1년6개월 준비 끝에 가진 첫 공식 행사였다. 뜸들인 만큼 정식 출발에 기대를 높였으나 정작 현장 분위기는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날 총회장에는 진작부터 회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은 물론 임원으로 선임된 화승, 노스페이스, 라푸마, 컬럼비아, 케이투 브랜드 대표들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한국아웃도어 업계의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협회였지만 정작 업계의 리더들은 없었다.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박만영 콜핑 사장은 “영원 성기학 회장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시작으로 취임 소감을 전했다. 애초 1월로 예정됐던 정기총회가 3월로 미뤄진 것도 초대 회장으로 강력히 추대됐던 강태선 회장의 고사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협회의 설립 목적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협회는 참여하는 업체가 동일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아웃도어 업계는 자체 브랜드나 라이센스로 내수 중심 업체, 브랜드를 수입하는 업체, 단순히 유통만하는 판매업체,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

이 같은 이견으로 일부기업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K사는 아예 협회에 가입조차 하지 않았다. 업계는 K사가 한국아웃도어 시장 성장으로 큰 수혜를 입은 대표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안방만 차지한 채 기여가 없다며 대놓고 말한다.

아웃도어 산업발전이라는 광의의 의미에서 협회 발족 취지는 공감하지만 각 업체별로 원하는 떡은 너무 달라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또 하나 공통으로 나오는 의견은 업체가 부담하는 회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문제가 있지만 아웃도어협회는 모두가 참여하는 업계 소통의 장(場)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번 총회를 보며 세계 2위, 시장규모 7조 원대 한국 아웃도어 업계에서 진정한 1위 브랜드, 리더는 누구인가 궁금해졌다. 이날 기자의 눈에 비춰진 현장은 한국 아웃도어 업계의 현주소이자 미래가 아니기를 바란다.